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3%(0.25달러) 상승한 배럴당 89.90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6.66달러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초 사우디라아비아의 감산 정책으로 급등세를 나타내던 국제 유가는 점차 안정세를 보이다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로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두바이유도 지난 16일 91.13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틀 연속 90달러선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정유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상승해 정유사에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0월 둘째주 싱가폴 정제마진은 배럴당 4.9달러로 9월 평균(9.3달러)대비 반토막이 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4주간 미국 휘발유, 등·경유, 프로판 등 석유제품 수요량은 전년 대비 4.0% 감소한 반면 미국 정유설비 가동률은 허리케인 대비 정기보수를 마무리 지으면서 9월말 85%에서 다시 92~94%까지 높아질 전망”이라면서 “또한 중동산 원유 조달비용인 OSP가 배럴당 3.8달러로(3분기 3.2달러)로 높아지면서, OSP를 차감한 정유설비 정제마진은 1.3달러(손익분기점 4.5달러)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가파른 유가 상승은 오히려 정유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1~8월 국내 석유제품 수요는 6억1065만배럴로, 전년 동기 6억3395만배럴과 비교해 3.68%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 참전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150달러 선을 넘어서는 ‘오일쇼크’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이란은 주요 산유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를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동안 유가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었지만 이란이나 주변 산유국들이 직접 개입하거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