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중국 시장에서 21만4828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보다 17.5% 늘어난 것은 물론 지난 2002년 중국 진출 이래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현대차(005380)는 12만 8020대로 전년보다 10.2% 늘었고 기아차도 30.1%가 늘어난 8만6808대를 판매했다. 중국 내 SUV 붐이 일며 SUV 라인업이 풍부한 기아차의 성장 폭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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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탓에 올 초 세운 글로벌 판매목표 820만대 달성에도 실패했다. 19만대 모자란 801만대 달성에 그쳤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 반대로 현지 수요 감소는 큰 타격이었다.
중국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내건 10월 이후 현대·기아차도 살아났고 결국 신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판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 167만8922대로 2014년보다 4.9% 감소했다. 현대차는 5.1% 줄어든 106만2826대, 기아차는 4.6% 줄어든 61만6096대였다.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중국 토종 저가 SUV 공세 속에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GM·폭스바겐 등 다른 외자기업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도 경쟁 심화 속 쉽지 않은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 소장은 “올해도 정부의 세제혜택이 이어지며 작년보다는 판매가 늘겠지만 더 이상의 고공행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ARI는 올해 중국 자동차 수요를 2193만대로 지난해보다 7.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지난 연말 판매실적은 좋았지만 올 한해도 업체간 경쟁 심화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연초에는 약간 보수적으로 사업을 이끌면서 연말 이후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중국 시장의 중장기 전략 모색을 위해 김태윤 중국 전략 총괄 사장, 담도굉 중국전략담당(부사장), 이병호 베이징현대 총경리(부사장), 김견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부사장) 등 새 진용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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