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대규모 영업손실이 전망되는 이유는 회계장부상 수익으로 인식했지만 실제로는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미청구공사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조선사 등 수주 기업들은 제조업체와 달리 공정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는데 조선사가 진행률을 높게 잡고 발주처로부터 받아야 할 돈이라고 김칫국부터 마셨지만 발주처에선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계정이 미청구공사다.
예를 들어 1000억원 규모 벌크선 제작을 수주한 조선사가 공정 진행률을 30%로 잡았다고 가정하면 매출액은 300억원이 된다. 하지만 발주처는 공정 진행률이 30%는커녕 20% 밖에 안된다고 보면 발주처가 인정한 20% 만큼만 매출채권으로 인정하고 나머지 인정받지 못한 10%의 금액은 미청구공사로 잡는 식이다. 이 미청구공사는 회계처리상 일단 수익으로 기록하지만, 대우조선해양처럼 해양플랜트 설계 변경으로 공정이 지연되면 갑자기 손실로 돌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청구공사가 급증하는 기업은 어닝쇼크 위험도 커지게 된다.
또 적자 수주한 공정이나 손실이 예상되는 공정은 미리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설정해 손실로 털어내야 하지만 이를 계속해서 미루면서 한꺼번에 손실이 불어났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자율협약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루마니아 망갈라 조선소와 골프장 등 자산 매각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수 의향을 밝히기도 했던 크루즈 전문 조선소 STX프랑스에 대한 인수 계획도 완전히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한 크레디트 전문가는 “조선사의 경우 은행권과 발주처가 맺은 선수금지급보증 규모가 큰데 워크아웃을 진행하게 되면 은행도 대규모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STX조선해양처럼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