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월 車판매, 20년래 최악..소비침체 직격탄

5월 신차등록 108만대.작년대비 5.9% 줄어
푸조-르노-피아트 등 현지브랜드 10%이상 추락
현대-기아차 상대적 선방
  • 등록 2013-06-18 오후 11:37:00

    수정 2013-06-18 오후 11:39:2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장기간 경제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인해 소비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유로존에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이 2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18일(현지시간) 지난달중 유럽 지역에서 등록된 신차가 108만대로, 전년동월의 115만대에 비해 5.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5월 판매 수치였다.

자동차 업체별로도 PSA 푸조-시트로앵과 르노, 피아트,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업체들의 판매량이 모조리 10% 이상 급락하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푸조가 13% 감소세를 보였고 르노도 10%, GM과 피아트는 각각 11% 줄어들었다.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의 판매량도 2.8% 줄었다. 반면 메르세데스는 신형 모델에 힘입어 2.8%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 브랜드인 현대차(005380)는 5월중에 판매량이 1.9%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기아차(000270)도 3.6% 감소에 그쳤다.

유럽연합(EU) 국가들 가운데 영국에서만 자동차 판매량이 11% 증가했을 뿐 나머지 26개국 회원국에서는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영국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한 반면 독일에서는 9.9%나 줄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판매량이 각각 10.4%, 8% 감소했다.

퍼디난트 두덴회퍼 독일 뒤스베르크대학 자동차연구소 이사는 “유럽 자동차시장이 회복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앞으로 5년 이상은 기다려야할 것”이라며 “남유럽 부채위기가 당분간 더 심화되거나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유럽시장 자동차 판매량은 올들어 3월까지 18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 4월 1.8% 증가세로 돌아서며 회복 기대감을 높였지만, 한 달만에 다시 큰 폭으로 추락하며 소비 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에 따라 올들어 5월말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감소했다. 앞서 유럽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까지 무려 5년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고, 올해까지 6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막심 피카트 푸조 브랜드대표는 “올해 유럽지역에서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보다 5%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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