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신상훈 사장 횡령·배임혐의 고소(재종합)

"3군데 업체 950억대출 부당압박" VS "여신심의위 등 정상절차"
신한지주, 빠르면 다음주초 신 사장 해임 예정
이백순 행장, 사장단회의서 "조직정상화 협조"당부
  • 등록 2010-09-02 오후 7:05:14

    수정 2010-09-02 오후 8:33:58

[이데일리 원정희 정영효 민재용 기자]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30년 가까이 몸을 담아온 신한은행으로부터 부당대출에 대한 배임과 횡령혐의로 피소를 당했다.

신한지주(055550)는 이르면 다음주 초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신 사장을 해임할 예정이지만 신 사장은 이같은 혐의를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일 은행장을 역임한 신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 6명도 함께 고발 조치했다. 금융회사가 현직 최고경영자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신한은행은 신 사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자체 조사 결과 950억원에 달하는 대출 취급 과정에서 배임혐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신 사장이 은행장으로 재직할 때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인 금강산랜드, 투모로CC, 투모로에너지 등 3개 업체(모두 투모로그룹의 계열사)에 부당하게 압력을 넣어 대출을 해줬다는 게 신한은행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해당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쌓아 놨다.

그러나 신 사장은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차주가 친인척이 아닐 뿐더러 "행장이 대출을 불법적으로 할만큼 신한은행 조직이 허술하지 않다"며 "배임을 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대출이 나간 회사가 워크아웃 중이지만 부실때문에 은행에 끼친 손실은 없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에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사장측 한 관계자는 "당시 은행간 자산확대 경쟁이 한창이어서 공격적인 영업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여신심의위원회를 거쳐 대출이 이뤄졌다"며 "무슨 근거로 압박이 있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항변했다. 당시 해당 회사가 영업손실이 발생하긴 했지만 골프장 인가를 받는 등 장래 투자성을 감안해 대출이 이뤄졌다고도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또 고소장에서 은행내 루머 확인 차원에서 밝혀진 15억여원의 횡령 혐의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희건 신한지주 명예회장에 줘야 할 자문료를 편법처리하면서 횡령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후계구도를 둘러싼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과 신상훈 사장의 파워게임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 안팎에서는 라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두 사람의 갈등설이 확산되고 있었다. 

한편 이날 오후 이백순 행장은 명동 신한카드 본사에서 긴급사장단회의를 열고 신 사장에 대한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사장단들에 조직 안정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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