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한비자에 명상록까지… 황영기·진웅섭·최경수 ‘격언 릴레이’

황영기, “무신불립·줄탁동시”… 신뢰·협력 강조
진웅섭, “똑바로 서라”… 업계 자정 의지 촉구
최경수, “한순간 방심 조심”… 제궤의혈 제시
  • 등록 2015-07-08 오후 3:08:27

    수정 2015-07-08 오후 3:08:27

사진 왼쪽부터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고객 신뢰 구축을 다짐하는 금융투자업계의 결의대회에서 나온 인사들의 잇단 격언이 화제다. 금융투자업계를 독려하기 위해 공자의 <논어>와 <한비자> 뿐 아니라 로마 황제의 <명상록>까지 고전들이 총동원됐다.

격언의 주인공들은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다. 이들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자율결의 행사’ 인사말과 격려사에서 약속이나 한 듯 격언을 인용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황 회장은 먼저 인사말을 통해 “과거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대표를 지내며 고객 눈물로 밥을 지어먹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며 고객과의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논어>에 나온 공자와 제자 자공간 대화에서 나온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강조했다. 이는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족식(식량)·족병(군대)·민신(백성 신뢰)의 세 가지 핵심을 제시하며 그 중 민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유명한 일화다.

그는 “정치도 이러한데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투자업에 신뢰가 없다면 서는 것은 물론 눕지도 못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업계가 줄탁동시(?啄同時·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바깥 어미닭과 함께 쪼는 것)의 마음으로 큰 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웅섭 원장은 이동엽 부원장을 통해 대독한 격려사에서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나온 ‘똑바로 서라 아니면 똑바로 세워질 것이다’란 문구를 인용했다. 산업의 변화 속에서 업계 스스로 고객 신뢰를 구축해 나가라는 당부의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기강 확립과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하면 과실이 돌아올 것”이라며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 민족의 지혜를 바탕으로 금융투자산업의 도약을 도모할 때”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경수 이사장은 “개미 한 마리가 큰 둑을 무너뜨린다는 말이 나온다”며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이 한순간 방심으로 헛되게 하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이 문구는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한비가 지은 <한비자>에 담긴 제궤의혈(堤潰蟻穴·개미 한 마리가 파놓은 구멍이 큰 둑을 무너뜨린다)을 인용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사말과 격려사에 나선 인사들의 격언 인용이 인상 깊었다”며 “업계가 자발적으로 모여 개최한 이번 자율결의가 의미가 깊고 앞으로 고객 신뢰 회복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 관련기사 ◀
☞ “고객 신뢰는 생존 문제”… 금융투자업계 자정노력 다짐(종합)
☞ 금융투자업계 사장단, 신뢰 회복 위한 자정노력 다짐
☞ 황영기 금투협 회장 “고객 눈물로 밥먹지 않겠다 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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