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설 이후 이산상봉"…南 "제안 수용 환영"(종합)

  • 등록 2014-01-24 오후 8:39:18

    수정 2014-01-24 오후 8:42:35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북한은 24일 설 이후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열자고 전격 제의했다. 우리 정부는 환영의사를 밝히며 상봉 시기 등은 추후 구체적으로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회 명의로 남측 적십자사에 보낸 통지문에서 “내외의 일치한 지향과 염원에 맞게 북남관계 개선의 길을 실천적으로 열어나갈 일념으로부터 우선 올해 설 명절을 계기로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북한은 또한 “상봉행사는 이미 북남 적십자단체들이 합의하였던대로 금강산에서 진행하되 날짜는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설이 지나 날씨가 좀 풀린 다음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측의 상봉 제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통일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측이 뒤늦게나마 우리의 제안을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측이)기타 문제는 판문점 적십자 연락채널을 통해 협의할 것을 알려 왔다”며 “이산가족상봉 시기와 협의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들은 추후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제의한 이유는 지난 16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보낸 ‘중대제안’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중대제안에서 오는 30일부터 상호 비방 및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금지를 할 것을 남측에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과거 행태를 들어 ‘말보다는 행동’으로 옮길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설 이산가족상봉 제안에 따라 북측에 작년 무산된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설을 맞아 재개하자고 공식 제의했다.

하지만 북측은 사흘 뒤인 9일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등을 이유로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남측의 이산가족상봉 제의를 사실상 거절했다.

남북이 설 이산가족상봉에 전격 합의하면서 2월께 행사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합의된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불과 나흘 앞두고 취소돼 명단 교환 등 실무 준비는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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