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전기요금이 폭등한 가운데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소비자들이 일찌감치 여름 나기 대비에 나섰다. 전기료를 아껴 주는 고효율 가전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또 냉감 소재를 채택한 의류, 침구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
| 고객이 롯데하이마트에서 고효율 가전제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롯데하이마트) |
|
8일
롯데하이마트(071840)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고효율 에어컨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효율 가전은
한국전력(015760)공사 기준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으로 제품으로 구매 시 정부가 구매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준다.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고효율 에어컨이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5월 17일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했다. 현재 요금 수준에 비해 5.3% 인상된 것으로 4인 가구(월 332kWh 사용 기준)는 앞으로 월 3000원가량 전기요금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도 검토 중이다.
에어컨보다 비교적 전기를 덜 사용하는 선풍기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4월부터 5월 말까지 선풍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늘었다. 선풍기는 에어컨 대중화 이후 점차 인기가 줄었지만 지난해부터 고물가 영향 등으로 소비자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 ‘파르페 by 알레르망 아이스쿨 냉감 패드’(사진=GS샵) |
|
갑작스레 찾아온 여름 날씨에 냉감 소재 제품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GS샵에 따르면 자사 모바일 앱에서 5월 1일부터 21일까지 냉감 소재로 만든 침구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했다. 침구 외에 ‘현대판 죽부인’으로 불리는 ‘냉감 바디필로우’도 같은 기간 254% 증가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냉감 소재 침구는 누웠을 때 냉감 원단이 피부 표면 온도를 낮춰 쾌적하게 해 주는 원리이다. 최근에는 냉감기능이 높다고 알려진 ‘듀라론 쿨’ 원단을 사용한 상품들이 특히 많이 판매되고 있다. 알레르망, 이브자리, 웰크론 등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냉감 침구류를 출시한 상태다.
냉감 소재 의류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우븐’ 소재가 인기다. 우븐은 주로 아노락, 바람막이 등 아우터에 적용된 소재였으나 최근 ‘고프코어 룩(아웃도어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스타일)’의 유행과 함께 트렌디한 연출이 인기를 끌며 여름철 냉감 의류 소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 네파, 노스페이스, K2 등이 특유의 시원한 촉감과 쾌적함을 장점으로 내세운 아웃도어 제품을 일제히 내놓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안에서 에어컨뿐만 아니라 냉장고 등 장시간 사용하는 가전을 구매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체크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특히 점점 빨라지고 길어지는 여름철을 대비하기 위해 냉감 기능성은 물론 스타일을 만족시키면서도 활용도까지 높일 수 있는 냉감 소재 의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