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주식시장에서 네이버는 4% 가까운 급락세를 타며 간신히 70만원을 지켰다. 이날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는 1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역주행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900억원 가까운 매도 공세를 펼친 게 직격탄이었다.
최근 미국 기술주에 쏟아지고 있는 우려를 씻어내지 못했다. 기술주 우려는 트위터 처럼 실적 요인도 있지만 지난달 중순 본격화된 알리바바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서류를 제출한 알리바바는 지분 12%를 팔아 20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증시 사상 최대 규모로 알리바바는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제치고 구글에 이어 세계 2위의 인터넷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알리바바 주식을 살 것이냐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아마존에 투자되던 기존 자금이 빠져 나갈 수 밖에 없다. 한정된 투자금을 나눠 먹는 셈이다. 게다가 대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IPO는 증시 침체로 이어진 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2007년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본토에 상장하며 엑슨모빌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됐다. 하지만 그것으로 중국 증시는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 이후 트위터 주가가 34.7% 급락했고, 페이스북과 아마존도 각각 8.4%, 14.7%씩 하락했다. 구글 마저도 8.8% 떨어졌다. 네이버도 이 기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박승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의 인터넷주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하락한 까닭은 알리바바 상장에 따른 수급 문제 때문일 것”이라며 “알리바바의 상장 뒤 주가 흐름이 인터넷 주가의 흐름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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