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파격보다는 안정..증시 반응은 '글쎄'

  • 등록 2013-12-02 오후 3:36:22

    수정 2013-12-02 오후 5:03:16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사장단 인사가 단행된 삼성그룹 상장사 주가가 시장 하락과 함께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물산(000830)은 정연주 부회장의 고문 위촉이 경질성 인사로 받아 들여지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일 삼성그룹 상장사들은 삼성물산이 2.37% 떨어진 것을 필두로, 17개 상장사중 크레듀 만이 상승세를 탔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률(0.69%)를 밑돈 종목도 8개나 된다.

예상보다 하루이틀 앞당겨 실시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건설 부문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도드라지면서 전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인사 내용을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16명의 사장단 승진 및 전보가 이뤄졌다. 특히 사장 승진자 8명 중 5명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계열사 사장으로 이동, ‘신상’의 원칙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는 ‘필벌’에 더 관심을 두는 모양새였다. 삼성물산을 맡고 있던 정연주 부회장의 고문 위촉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 부회장이 올해 그룹의 골칫거리로 부상한 삼성엔지니어링을 거쳐 삼성물산으로 이동해 왔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은 부실 떨기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2.23% 하락했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3세 승계 본격화에 대한 별다른 힌트가 없었던 것도 주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에버랜드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 이동했지만 이미 제일모직이 에버랜드에 패션을 넘긴 만큼 시장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는 못했다. 건설과 서비스 부문을 물려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역할 확대도 없었다. 3세간 그룹 분할은 아직 때가 이른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출신 인사들을 대거 계열사로 배치시킨서 삼성전자의 성공 신화를 그룹 전반에 확산시키려는 의지가 엿보였다”며 그러나 “삼성SDS의 삼성SNS 합병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상황에서 큰 특징은 없는 이번 인사가 상상력을 자극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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