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006280)가 지난 2009년 준공한 국내 최초의 독감백신 공장이다. 9만9000㎡ 부지에 건축면적 2만3000㎡ 규모로 지어진 화순공장은 2009년 국민들을 신종 인플루엔자의 공포에서 극적으로 벗어나게 한 일등공신이다. 당시 녹십자는 신종플루 유행과 동시에 백신을 공급하면서 ‘백신 주권’을 지켜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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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의 기억이 흐릿해질 무렵 녹십자가 업그레이드 독감 백신을 들고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녹십자는 이르면 이달 중 4가 독감백신의 시판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김승희 식약처장은 이날 화순공장을 방문, 간담회를 갖고 “국내업체가 개발한 4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빠른 시일내 출시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신속 심사를 약속했다.
일반적으로 3가 독감백신으로도 충분한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독감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대유행 등에 대비하기 위해 4가 독감백신 접종이 권고되는 추세다.
녹십자가 4가 독감백신의 허가를 받으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4가 백신을 갖추게 된다. 녹십자는 임상시험을 마치고 지난 5월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식약처의 신속한 심사로 오는 9월 이전에 4가 백신의 허가를 받을 경우 올 겨울 시장 공략도 가능하다.
허 사장은 “2009년 개발한 독감백신이 현재 남미 입찰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들이 20년 이상 달성한 성과를 5년만에 이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의 허가를 받고 올 가을 데뷔를 앞두면서 판도 재편이 예고됐다. 의료진이나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을 감수하면서 예방 범위가 넓은 4가 백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녹십자 입장에선 견고한 1위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GSK의 4가 독감백신은 유한양행이 영업을 담당키로 해 업계 1위 라이벌인 녹십자와 유한양행이 정면으로 맞붙는 흥미로운 대결도 성사됐다.
녹십자는 4가 백신 경쟁에서도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허 사장은 “4가 독감백신과 같은 경쟁력갖춘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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