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네이버 공모전, '열정페이' 논란

  • 등록 2015-06-09 오후 4:45:17

    수정 2015-06-09 오후 4:45:1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네이버(035420)의 새 SNS 론칭 이벤트였던 ‘폴라’ 관련 대학생 공모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달 20일 시작된 ‘대충폴라공모전’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폴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대자보나 광고를 만들어 학교에 붙이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카메라로 찍어 폴라 공모전 페이지에 응모하고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은 호응(‘좋아요’와 댓글 등)을 얻은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공모전이다. 네이버는 특히 수상자에게 폴라 마케팅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는 특전을 내걸었다.

수상 기준은 단 하나. 참가기간 동안 포스팅 된 게시글 중 가장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은 3개 광고를 우수작으로 선정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좋아요와 댓글 어뷰징으로 우수작이 선정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수상자 대부분이 인위적으로 조회수와 댓글을 늘렸다고 참가자들이 네이버에 항의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수상자들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광고를 내고 자신의 게시글에 댓글을 유도했다. 특히 자신의 폴라 이벤트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이를 사진을 찍어 자신에게 보내주면 기프티콘을 주기도 했다. 돈으로 상금과 인터십 기회를 샀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게다가 ‘폴라팀이 부착 장소에 불시 방문했을 때, 포스터가 부착돼 있지 않으면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도 문제가 됐다. 포스터를 철거하지 못하도록 참가 대학생이 이를 항상 지키고 있어야 했기 때문. 네이버가 대학생 인터십이라는 미명 하에 돈 안들이고 공짜 마케팅 효과를 봤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네이버는 논란이 일자 수상자를 더 선정해 사태를 수습했다. 네이버 측은 공모전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앞으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고도 했다.

참여한 학생들은 누가 자신의 홍보 포스터를 뜯어가지는 않을까 밤낮 노심초사했을 것이다. 인턴십 기회를 얻으려 땀 흘린 이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네이버는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사과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네이버 폴라의 ‘대충폴라공모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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