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考 들어간 미래부..신세계 T-커머스 인수 승인할까?

미래부, 신세계 드림커머스 인수 심사 기간 연장
심사 꼼꼼히 진행되자 신세계 내 긴장과 기대감 교차
정부, T-커머스 활성화 정책 추진 등 신세계에 상황 유리
신세계 "심사 준비 전념"..본사서 개국 준비중
  • 등록 2015-06-02 오후 2:31:42

    수정 2015-06-02 오후 3:33:51

지난 1월 KT스카이라이프 채널 45번에서 방송되기 시작한 드림커머스 의 방송화면.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신세계그룹의 20년 숙원 사업인 홈쇼핑 시장 진출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세계(004170)는 ‘드림커머스’ 인수로 T-커머스(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해 T-커머스 방송국 개국 등 구체적 사업 계획을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3월 신세계가 제출했던 드림커머스 대주주 변경(인수) 승인 심사 기간을 지난달 말에서 이달 말로 약 30일 간 연장했다. 미래부의 심사 기간 연장으로 신세계의 T-커머스 시장 진출도 최대 한 달 간 미뤄지게 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신세계가 드림커머스를 인수해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지 또 T-커머스 시장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심사 기간 재연장은 계획에 없어 늦어도 6월말까지는 신세계의 드림커머스 인수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의 심사 연장 결정으로 신세계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20년 그룹 꿈인 홈쇼핑 시장 진출 시기가 또 한 번 미뤄졌지만, 아직 승인 거부 결정이 난 게 아닌 만큼 홈쇼핑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아직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에도 드림커머스 인수를 추진했으나 정부의 승인 허가를 얻지 못해 꿈을 접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홈쇼핑 업계에서는 ‘정부가 교부한 T-커머스 사업권을 신세계가 돈을 주고 사는 것은 특혜’라는 논란이 제기됐었다. 일부 홈쇼핑 업체는 “신세계가 T-커머스 사업을 통해 사실상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며 신세계의 드림커머스 인수에 강하게 반대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정부가 T-커머스 사업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대기업의 시장 진출도 유연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인 신세계에만 T-커머스 진출 특혜를 준다는 논란도 수그러들고 있다. 정부의 T-커머스 활성화 정책으로 롯데, CJ(001040), 현대 등 주요 홈쇼핑 대기업들이 올해 속속 T-커머스 사업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T-커머스 시장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어 신세계가 드림커머스를 사는 것에 부정적이지 않다”며 “지난해와 달리 홈쇼핑 업체들도 T-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신세계에 특혜를 준다는 의견도 개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의 심사 연장이 신세계에 긍정적 시그널을 준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신세계의 드림커머스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심사 기간을 연장한 것이지, 그 반대라면 이미 지난달 승인 불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는 현재 충무로 본사에 T-커머스 사업부를 마련해 놓고 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간이 더 주어진 만큼,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연구하고 보강해 향후 진행될 미래부 심사에 더욱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T-커머스(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commerce)가 결합된 단어로 디지털 데이터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상품정보 검색·구매·결제 등의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T-커머스 업체들이 제작해 놓은 상품 안내 방송을 소비자가 언제든 검색해 볼 수 있어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것 말고는 TV 홈쇼핑과 다를 게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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