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株 실적 우려에 줄줄이 약세…어닝시즌 훈풍 끊나

22일 현대차를 시작으로 줄줄이 4분기 실적발표
영업이익률 8%대 나올까…어닝 후폭풍 우려
  • 등록 2015-01-21 오후 3:43:51

    수정 2015-01-21 오후 6:01:02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현대차 실적발표를 하루 앞두고 현대차그룹주가 실적우려에 휘말려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러시아 루블화가 급락하는 등 신흥국 환율이 출렁이면서 완성차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부품주까지 함께 떨어졌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1.15% 하락한 17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000270)는 3.08% 미끄러졌고 현대위아(011210)는 9.87% 급락했다. 현대글로비스(086280)도 4.65% 떨어졌다.

현대차가 22일 4분기 실적은 공개하고 이어 23일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성적표를 내놓는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으로 어닝 시즌 테이프를 끊은 가운데 당초 시가총액 2위인 현대차 역시 수익성 회복을 보이면서 훈풍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원화 약세 효과가 현대기아차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됐을 것이고, 4분기 생산이 늘어난데다 내수판매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4분기 현대차의 내수판매와 글로벌판매가 각각 전년동기대비 12.9%, 3%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적발표일이 다가올수록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9871억원으로 2조원에 못 미친다.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2.07% 낮아진 상태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도 당초 8%대 중반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5%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기아차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667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73% 낮아졌다.

이처럼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은 러시아 루블화 급락 영향이 컸다. 특히 러시아에 생산법인을 갖고 있는 현대차보다 판매법인만 있는 기아차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작년 3분기 기아차 러시아법인은 4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는 손실이 더 커졌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러시아 판매비중이 현대차보다 두 배 이상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어닝 시즌 초반 현대차와 모비스 주가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투자심리 자체가 무너지면서 같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실적에 대한 우려는 부품업체로까지 확산됐다. 이중 기아차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현대위아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의 러시아 비중은 미미하지만 완성차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기아차가 러시아 루블화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주력 부품공급사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모비스의 경우 최근 글로비스 지분매각 불발을 계기로 지배구조개편 할인요인이 해소되는 과정에 있는데다 실적도 비교적 양호할 것이란 전망에 홀로 0.8% 올랐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출하대수가 그대로 모비스 실적에 반영되는데 작년 12월 중국 자동차판매가 좋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실적호조 기대감이 있다”며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를 떠받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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