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기자]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무려 7년7개월여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이 ‘오일 쇼크’를 야기한 것이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제공) |
|
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8% 폭등한 배럴당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7월 말 이후 7년7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06.78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107.57달러까지 폭등했다. 이 역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유가가 갑자기 치솟은 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내릴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캐나다는 지난달 28일 세계 최초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를 선언했다. 세계 3위의 산유국인 러시아를 제재하면 원유 공급 부족을 고착화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전 세계로부터 고립됐다”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 진영과 러시아간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은 부랴부랴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회의를 통해 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IEA가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CNBC에 따르면 6000만배럴은 러시아산 원유의 6일치 생산량에 그치는 규모다.
오히려 유가 폭등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많아졌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