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사태 韓반도체에 불똥…수출 '3.7% → -5.9%' 역성장

산업연,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발표
올 수출전망치 3.7% → -5.9% 하향
2차전지 빼면 IT업종 대부분 타격
  • 등록 2019-06-24 오후 3:00:13

    수정 2019-06-24 오후 4:49:56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이 올해 수출 증가율을 마이너스 5.9%로 대폭 내려잡았다. 산업연은 작년말까지만 해도 올해 수출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6개월만에 수출 환경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반도체 수출도 중국 화웨이 사태 여파로 하반기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은 24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산업전망에서 올해 수출액이 전년동기 5.9% 감소한 5692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수출규모는 6049억달러로 사상최초로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산업연은 지난해 연말 올해 수출 규모가 3.7%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입은 1.5% 감소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수출 감소폭이 더 커 무역흑자수지 규모는 작년 697억달러에서 421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IT업종이 대부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반도체는 전년동기대비 21.0%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20.6%)보다 하반기(-21.3%)를 더 부정적으로 봤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에서 돌아선 것이다.

최대 변수는 ‘화웨이 사태’다. 화웨이는 SK하이닉스 매출의 12%, 삼성전자 매출의 3%를 차지하는 대형 거래처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이 매출이 급감할 경우 반도체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제재로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D램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우리 기업 제품에 대한 대체효과도 일부 기대할 수 있지만, 화웨이의 생산 축소 여파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먹거리인 디스플레이 수출도 7.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단가 하락이 예상되고, LCD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수출 전망을 기상도로 보면 그나마 ‘맑음’을 보인 업종이 이차전지다. 중형 이차전지는 전세계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할 전망이다.

기계산업군 수출은 ‘흐림’이다. 자동차는 2.7%, 조선은 0.5%, 일반기계는 1.3%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는 상반기에는 4.4% 늘지만, 하반기에는 0.9% 증가에 그치며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산업군 수출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철강 수출은 주요국의 자국산 철강공급 확대와 미국ㆍEU 등의 수입규제 확산으로 3.6% 감소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역시 수출단가 하락세 장기화, 미국산 에탄계열 제품의 아시아 시장 유입량 증가로 역내 공급과잉이 심화해 7.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위원 “올해 수출은 하반기에 반도체의 가격하락세 둔화 등으로 감소폭이 둔화될 전망이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연간 수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나 미중 무역갈등 속에 IT업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기존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소비는 연 2%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설비투자 건설투자는 각각 6.0%, 3.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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