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7 단종..부품계열사 위기감 고조

HDI와 모듈 등 공급한 삼성전기 적자 기조 예상
삼성SDI도 향후 파우치 공급선 확보 난항
삼성디스플레이는 업황 호조로 실적 방어 전망
  • 등록 2016-10-12 오후 2:11:27

    수정 2016-10-12 오후 2:33:13

‘갤럭시노트7’의 단종이 결정된 다음날인 12일 오후, 삼성 서초사옥과 연결되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8번 출구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승객들이 지하로 내려가고 있다. 양 옆으로는 홍채 인식 등 갤럭시노트7의 여러 기능을 알리는 래핑 광고가 게시돼 있다.
[글·사진=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결정하면서 부품을 공급하던 삼성전기(009150)삼성SDI(006400), 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내 계열사들도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부품 공급 계열사는 갤노트7의 성패 여부가 매출 및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량 리콜이 결정된 지난 3분기는 물론 단종으로 인해 4분기 실적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선 갤노트7의 부품 판매가 중단되면 차기작이 될 갤럭시S8가 내년 2월께 공개되기 전까지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갤노트7 출시로 인해 내부에 들어가는 HDI(스마트폰 메인기판) 부문의 수혜가 예상됐던 삼성전기는 이번 리콜 사태와 판매·교환 중단으로 3분기 이후 연말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HDI사업부는 3분기 매출액이 약 1조 500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갤노트7 사태로 인해 실적이 둔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갤노트7에 들어간 카메라 모듈과 통신 모듈,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공급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종이 결정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예상되는 영향이나 대책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 듀얼 카메라가 매출 확대에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현 시점에선 내년 1분기에 출시될 갤럭시S8에 들어갈 듀얼 카메라 부분에서 실적 모멘텀 확보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이후 설비 투자에 나서며 공을 들였던 일체형 스마트폰용 파우치형 소형 전지가 갤노트7 폭발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삼성SDI를 파우치형 소형 전지 공급선으로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 될 가능성이 크다. 사상 초유의 단종 사태로 인해 삼성SDI가 파우치형 소형 전지에 대한 시장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파우치형 소형 전지 개발에 상당기간 공을 들여왔고 갤노트7에서 첫 수확을 기대했지만 사실상 좌절돼 여파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측은 그러나 리콜 단계에서 손실이 이미 반영돼 단종에 따른 영향을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SDI관계자는 “리콜 이후 배터리 공급선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이번 단종으로 예상되는 추가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갤노트7에 모바일 디스플레이인 5.7인치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를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올 초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패널 가격 상승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가 기운이 빠진 모양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의 경우 이익 규모는 다소 하향 조정되겠지만 업황 개선으로 실적 방어는 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갤노트7이 잘돼야 우리도 좋은 것은 맞지만 현재 단계에서 피해나 영향을 말하긴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번 단종 사태로 삼성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문제점이 확인된 만큼 부품에 대한 충분한 테스트 등 품질 관리에 대한 개선책 마련도 요구된다. 갤노트7가 홍채인식 등 여러 혁신 기능을 한꺼번에 담다 보니 배터리 수명이 줄었고 보완책으로 용량을 급하게 늘리면서 품질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이번 단종 사태를 계기로 스마트폰과 관련된 제품 및 부품 개발과 품질관리, 부품 공급망 등을 새롭게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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