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산모터쇼 '집안 잔치' 되지 않으려면

  • 등록 2016-05-17 오후 1:59:25

    수정 2016-05-17 오후 2:14:10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국내 최대 자동차축제 중 하나인 ‘2016 부산 국제모터쇼’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베이징 국제모터쇼를 다녀왔던 터라 부산 모터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부산 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외 참가 브랜드가 25개 이르며 230개 차종을 전시한다. 전시 면적도 14% 커졌다.

그러나 ‘국제’ 모터쇼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초라한 수준이다. 유명 모터쇼에는 많게는 1000여 대의 차량이 전시된다. 지난달 베이징 모터쇼에는 모두 1179대의 차량이 출품됐다.

특히 ‘모터쇼의 꽃’인 세계 처음으로 공개(월드 프리미어)되는 신차가 5대에 불과하다.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112대의 차량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부산모터쇼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번째 모델 ‘G80’를 포함해 현대자동차(005380) 3개 차종, 신형 모닝 등 기아자동차(000270) 1개 차종, 부산모터쇼에 처녀 출전하는 만(MAN)트럭 1개 차종 등 4개 브랜드 5개 차종이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상용차를 제외하면 모두 국산차다. 2년 전에도 월드프리미어 3개 차종이 모두 현대·기아차였는데 여전히 ‘집안 잔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수입차 업체도 대거 불참한다. 최근 부산 해운대에 전시장을 마련한 롤스로이스, 포르쉐, 페라리, 애스톤마틴 등 슈퍼카 브랜드를 비롯해 볼보와 혼다, 푸조, 크라이슬러 등 10여개의 수입차 브랜드는 부산모터쇼에서 볼 수 없다. 2년 전 불참한 벤틀리만 이번에 참가를 결정했다.

물론 한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중국보다 작다지만, 모터쇼 역사로 따지만 10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비슷한 역사를 가진 한국의 모터쇼가 세계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부산 모터쇼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부산 모터쇼에는 관광 산업과 연계해 신차 주행과 전기차 시승, 4X4 오프로드 대회, 오토캠핑 등 관람객을 위한 체험의 기회를 마련했다.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부산만의 특성을 살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글로벌 브랜드들이 너도 나도 참여하고픈 세계적인 모터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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