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례적 '총리 유임배경' 상세설명…스탠스 변화 신호탄?

朴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에서 鄭총리 유임 배경 상세히 설명
'이례적' 평가…향후 인사·소통 문제 변화된 모습 보일지 주목
  • 등록 2014-06-30 오후 4:54:14

    수정 2014-06-30 오후 5:18:5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 이후 정홍원 총리를 유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다. 그동안 청와대가 인사 문제와 관련해 기초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의 설명만을 해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례적인 총리 유임배경 설명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분 찾기 쉬운 일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 총리 유임 결정을 거론하면서 “우리 스스로 털어도 먼지가 안 나도록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고, 특히 국민을 대신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울로 스스로 돌아볼 기회를 가져다줬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분을 찾으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총리 인선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총리 후보자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종합적인 자질보다는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식 여론이 반복돼 많은 분들이 고사를 하거나 가족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개인적 비판이나 가족들 문제가 거론되는 데는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고, 높아진 검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분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이 정 총리 유임 결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 26일 청와대 발표 이후 나흘 만이다. 신상털기·여론재판 식 인사검증의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면서도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분을 찾으려 노력했다” “높아진 검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분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언급하는 등 진솔하게 총리 유임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세월호 정국’ 이후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와 소통 문제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본부장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가장 큰 이유가 인사와 소통 문제”라며 “앞으로의 모습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박 대통령이 소통 강화에 나서는 전략적 변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대통령 국정수행 여론조사’에서 부정적 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0%(긍정적 평가 43.4%)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6월 넷째 주 여론조사에서도 부정적 평가(48%)가 긍정적 평가(42%)를 앞섰다.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인사(38%), 소통(11%) 문제가 가장 많이 꼽혔다.

“공직후보자 상시 발굴해 인재풀 만들 것”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인사수석실 신설 등 ‘시스템 인사’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면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그는 “이미 발표한 것처럼 앞으로는 인사수석실을 신설해 인사시스템 전반을 개선해나갈 생각”이라며 “유능한 공직후보자를 상시 발굴해 인재풀을 만들고 이들에 대한 평가와 검증자료를 평소에 미리 관리해 필요한 자리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아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도 인재들이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 있어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에 개선할 점은 없는지 짚어보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해 줬으면 한다”며 당부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박 대통령이 총리 인선의 불가피성과 함께 인사제도 개선 방향을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대국민 이해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며 “최근 국정수행 평가에서 지지층 일부가 흔들린 결과가 나오는 등 7·30 재보선을 앞두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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