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에…셀프 요소수 제작, 생필품 사재기 조짐

유튜브, 블로그 등에 ‘요소수 만드는 법’ 다수 공유
개당 4만원 항공운항비 들여 해외직구도 늘어
중고시장서 10ℓ 10만원 판매글 수천개 달해
배송 대란 우려해 기저귀·분유 사재기 조짐도
  • 등록 2021-11-09 오후 3:45:45

    수정 2021-11-10 오전 8:44:35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화물 운송사업자 A씨는 최근 아마존 해외직구를 통해 독일산 요소수 40ℓ를 20만원에 울며겨자먹기로 샀다. 지난달보다 5배 이상 오른 가격이지만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당장 다음주부터 운행할 요소수를 확보 못한 컨테이너 운송사업자 B씨는 급한 마음에 유튜브로 ‘요소수 만드는 법’을 보며 제조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 영상은 B씨와 같은 사람의 시청이 늘어나며 조회수가 5만에 육박한다.

요소수 품귀 현상 장기화 조짐에 한시가 급한 화물 운송사업자들이 요소수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11월 초만 하더라도 10ℓ 4만원도 비싸다며 요소수 구매를 미뤘던 이들이 9일 기준 10ℓ 10만원을 가격에도 서로 구매하려고 줄을 선 상황이다.

▲9일 전북 익산시 실내체육관 앞에 요소수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대기해 있다. 전북 익산시와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아톤산업은 이날부터 지역민에게 요소수를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쿠팡의 요소수 해외직구 판매 글에는 수 백개의 문의 글이 올라와 있다. “주문하면 언제 받을 수 있나요”, “중국에서 반출 금지라는데 제대로 배송이 되나요”, “중국산 제품인가요” 등의 질문이 즐비하다.

G마켓, 옥션 등 대다수 이커머스는 비슷한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이베이나 아마존을 통해 해외직구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미국 현지에 배송대행지를 통해 1개당 4만원 이상의 항공배송비를 지불하는 노력까지 기울이고 있다. 200달러 이하는 목록통관 되는만큼 40ℓ를 구매하는 방법이 주를 이룬다.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에도 요소수 10ℓ를 1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하루에 1000개 이상 쏟아지고 있다.

요소수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보니 불법으로 SCR(환원촉매장치)를 조작하는 방법도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 당장 운행을 멈춰서 밥벌이가 끊기는것보다 벌금을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진=쿠팡 요소수 판매글 상품문의 갈무리)
소비자들도 요소수 대란이 물류대란으로 이어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요소수 대란이 작년에 겪었던 마스크 대란과 거의 흡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맘카페를 중심으로 분유, 기저귀, 생수, 물티슈 등 생필품을 미리 구매하자는 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택배 대란이 일어나고 나서 생필품을 구하려면 늦기 때문에 미리 구비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작년 2월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생수, 기저귀, 분유 제품이 품절되는 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에 학습효과를 얻은 것이다.

내달 첫 출산을 앞두고 있는 C씨는 “다음달에 아이가 나올텐데 그때가서 주문하면 늦을까봐 기저귀, 분유를 미리 주문했다”며 “그럴일은 없겠지만 배송 대란이 일어나는 걸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대량으로 생필품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중고나라 갈무리)
전문가들은 요소수는 대체할 물질이 없기 때문에 물류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장 정부와 기업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경유차 SCR을 해제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군부대 물량과 베트남 등에서 수입하는 요소수는 코끼리 비스킷 수준이다. 베트남, 호주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이나 아제르바이잔 등 유로6를 사용하는 제3국가에도 타진을 해야 한다”며 “수십년이 넘도록 물류 대란은 반복되고 있는데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물류 체계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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