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현대증권 인수해도 증권업종 구조조정 도움 안돼"

무디스 증권업종 전망 기자간담회
"증권업종 불황타개 위해 의미있는 통폐합 필요"
"주주만 바뀌는 M&A는 큰 의미 없어"
  • 등록 2014-02-13 오후 4:39:45

    수정 2014-02-13 오후 4:44:3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현대증권(003450)을 현대차그룹이 인수해도 증권업 구조조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통폐합이 필요한 한국 증권업계 상황에서 단순히 주인만 바뀌는 M&A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3일 여의도 63시티에서 한국 증권업종 전망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증권회사 인수합병 촉진방안과 일부 M&A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증권산업의 의미 있는 구조조정을 가져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램 노드(Graeme Knowd) 무디스 이사는 “제조업으로 보자면 현재 증권업계는 초과설비된 상태이지만 이를 해소할 만한 의미 있는 변화가 아직까지 없다”며 “초과설비에 해당하는 그 부분 때문에 증권업계의 업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격 경쟁력이 심화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에 변화를 일으킬 만한 통폐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폐합 수준 역시 단순히 주인이 바뀌거나 중대형사의 소형사 합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예를 들어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현대차 산하 HMC투자증권과 합치더라도 62개에 달하는 증권사 숫자 1개를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역시 동양증권은 물론이고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이 새로운 주인을 맞더라도 증권업종 구조조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마찬가지로 “(잠재적인 매물인) 대우증권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주주만 바뀌는 형태의 M&A는 업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증권이 됐든 대우증권이 됐든 의미있는 수준의 통폐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의미있는 수준의 통폐합은 힘들 것이며 이에 따라 증권업계 통폐합도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대주주가 굳이 증권사를 급박하게 내놓을 이유가 없는게 그 이유다.

그는 “국내 모든 증권회사는 탄탄한 자본적정성을 보이고 있고, 급박한 위기에 처한 증권사들을 M&A를 통해 흡수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며 “실제 지난해 3월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9개 증권사 중 6개사는 폐업 또는 매각 대신 추가 자본투입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편 금융당국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완화할 경우 증권사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증권사의 수익성 제고를 금융당국이 NCR 기준 재검토에 나선 점은 납득하지만 NCR 규제 완화로 레버리지가 높아지면서 자본적정성으로 봤을 때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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