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경협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고통을 받고 있는 기업인들이 절규를 쏟아냈다. 북한과의 대화는 고사하고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나오는 등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상당한 채무를 안고 있는 기업들은 사업을 청산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졌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에 투자한 기업인 협회인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는 18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연합회 김기창 회장은 “우리 경제인들이 감히 국가의 정책을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는 없으나 국가가 내린 결정으로 무고한 국민들이 재산상의 피해나 갈 길을 잃었다면 국가는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과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향해 “우리 대북 경협인들의 눈물과 회한과 손실을 보상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면서 “30여년 간 이어진 남북 경제 협력의 피해를 상식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민족의 공동과제로 재개해야 할 경협을 어느 누가 정부를 믿고 투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장에서는 10년 넘게 경협이 중단되면서 겪었던 개인사를 토로하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나왔다. 금강산에서 식당을 운영했다는 임희석 대표는 “37살의 패기 넘치는 나이에 시작했던 금강산 사업이 이제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무너지고 피폐해진 55살 중년의 삶으로 살아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대북 사업 1세대였던 우리 사업자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해 윤석열 정부가 바라는 정상적인 남북관계 개선의 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자들의 아픔과 절규를 경청해 달라”고 호소했다. 임 대표는 사업이 무너지면서 가정에서도 이혼을 겪었고, 채권자들의 독촉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한다.
정확한 추산은 어려우나, 대출금과 이자 등 대북 경협 기업들의 피해액을 보상하기 위해선 50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협회 측 관계자는 “12월에는 아주 강력 대책을 세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삭발 혹은 버스 시위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