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조선업 관련주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하반기에도 얼마나 추가 손실이 반영될지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해당 업체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췄다. 평소 인색한 ‘매도(Sell)’ 투자의견까지 나오는 등 당분간 조선업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날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조선업 주요 3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042660) 주가는 전일대비 5.96% 내린 7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 최근 1년(52주) 최저가인 687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장이 시작하자마자 52주 신저가인 1만2750원까지 내렸다가 전일보다 4.58% 내린 1만3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같은 기간 0.80% 내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조선업은 그동안 불황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감이 큰 이유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223억원, 86억원 적자였지만 3조318억원, 1조548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이를 크게 밑돌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694억원 흑자가 예상됐지만 171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해양플랜트는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조선사들이 뛰어들었지만 미천한 경험에 따른 관리 부족으로 적지 않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양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설계능력 부족과 설게변경, 주문 변경에 따른 재작업, 공정지연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인력을 집중시켜 일반 상선 건조 프로젝트까지 손실이 확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통상 손실을 털고 나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기 마련이지만 추가 손실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손실 규모는 회사 내부에서도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나 건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이때가 돼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해 당분간은 지켜봐야 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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