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간 2200개 팔린 지자체 캐릭터, 용인 '조아용' 성공비결은

용인시 캐릭터 조아용, 지난달 5일 시청에 굿즈샵 오픈
개장 한달 19일 운영결과 2219개 판매, 1468만원 수익
카카오톡 이모티콘 배포 18분만에 완판 기록 이어가
MZ세대 소구력 겨냥한 브랜딩, 지자체장 지원이 원동력
  • 등록 2024-09-02 오후 3:55:03

    수정 2024-09-02 오후 7:15:52

[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일본 구마모토현 대표 캐릭터인 쿠마몬은 현을 넘어 규슈 지방을 대표하는 인기 상품으로 거듭났다. 연간 매출액만 1조원에 달한다는 쿠마몬의 인기는 지자체 캐릭터가 지닌 소프트파워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한민국에서도 쿠마몬의 아성에 도전하는 지자체 캐릭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2016년 탄생한 경기 용인특례시 대표 캐릭터 ‘조아용’이다.

2일 오전 용인시청사 1층에 마련된 조아용 in 스토어 2호점에서 매장을 찾은 사람들이 캐릭터 상품을 보고 있다.(사진=용인시)
‘용인(龍仁)’이라는 지역명과 2016년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차용해 이름 지어졌다. 출출할 때마다 뿔에서 전기를 뿜어 팝콘을 튀겨 먹는다는 초록색 바탕의 동글동글한 아기용의 이미지는 이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조아용이라는 이름을 활용한 ‘시러용’ ‘화나용’ ‘갈게용’ ‘쉬어용’ ‘찾지마용’ 등 다양한 언어유희와 그에 걸맞은 캐릭터를 움직이는 이미지로 구현한 것이 2~30대 MZ 세대의 소구력을 자극했다.

SNS 돌풍,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져

조아용의 인기는 용인시가 한시적으로 진행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배포 이벤트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용인시가 2022년 4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25만명을 대상으로 조아용 이모티콘 증정 이벤트를 시작한 결과, 19분 만에 전량 소진됐다. 당시 이벤트로 카카오톡 용인시 채널 친구는 하루 만에 6만명이 늘었다. 지난해 7월 7일 동일한 이벤트에서도 27만개가 배포 28분 만에 모두 소진됐으며 올해 3월 3D 이모티콘 25만개 배포 때도 시작 15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썼다.

용인시가 카카오톡에서 한시적으로 무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 조아용 이모티콘. 매 행사 때마다 20분 안팎 짧은 시간에 25만개 이상 물량이 완판되는 기록을 썼다.(사진=용인시)
조아용은 청룡의 해, 갑진(甲辰)년을 맞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했다. 지난달 5일 용인시청 1층에 85㎡ 규모 ‘조아용 in 스토어’ 2호점의 문을 열면서다.

단순 캐릭터 상품 판매에만 그쳤던 용인경전철 기흥역사 내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조아용 탄생과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스토리존’, 용인시티포인트로 스티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아용 인생네컷존’ 등 체험·전시 공간과 조아용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샵 등으로 구성됐다.

2호점은 지난달 5일부터 31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19일간 캐릭터 상품 2219개를 판매, 1468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8월 휴가기간이 겹치고 관공서 특성상 상업지역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음에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다.

지자체 캐릭터가 이처럼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조아용 캐릭터 콘텐츠를 담당하는 한가희 용인시 SNS홍보팀 주무관은 “조아용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가진 귀여움 때문에 저희 직원들도 자주 사용하다 보니 고객의 입장에서 팀원들끼리 아이디어 회의를 자주 한다. 대부분 캐릭터 이미지는 저희 팀에서 만들어진다”며 “팀 연령대가 다른 부서에 비해 젊은 편이라 아무래도 MZ세대의 니즈를 맞출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자활센터와 협력으로 공익성도 확보

조아용의 흥행은 지자체 브랜드 인지도 상승뿐만 아니라 공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조아용 상품 온·오프라인 판매는 용인지역자활센터가 용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판매액 전액은 중앙자산키움펀드(30%)와 활성화 지원금 및 참여자 인센티브(70%) 등 저소득층 자립 지원을 위한 자활사업에 재투자 된다.

지난달 5일 용인시청 내 조아용 in 스토어 2호점 개소식에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 유진선 용인특례시의회 의장이 굿즈샵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용인시)
지자체장의 결정도 캐릭터의 명운을 갈랐다. 조아용보다 앞서 SNS에 인기를 끌었던 고양특례시 캐릭터 ‘고양고양이’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단체장이 바뀌면서 지난해 사용이 중단됐다. 반면 고양시와 마찬가지로 단체장 소속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뀐 용인시의 경우 이상일 시장이 조아용 운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고양고양이와는 희비가 엇갈렸다.

정지혜 용인시 SNS홍보팀장은 “용인시가 전국 최초로 자활센터와 협력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그게 인기를 끌면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가 방문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이 많이 소비하는 유튜브와 SNS를 저희 팀에서 한 번에 관리하면서 시정홍보에 조아용을 많이 접목한 것도 인기를 얻게 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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