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중국 손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추락`

SK하이닉스 6%대 폭락하며 52주 신저가
시장 경쟁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 작용
증권가 "실적 우려 있지만…낙폭 과도"
  • 등록 2015-07-14 오후 4:23:53

    수정 2015-07-14 오후 4:23:53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2분기 실적 부진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또 한번 시련이 덮쳤다. 중국업체의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수 추진 소식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두 기업 주가는 함께 털썩 주저 앉았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3.24%, 4만1000원 하락한 12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하루만에 6.66%, 2700원 내려간 3만785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3만7800원까지 빠지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날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으로 급락한 이유는 중국 국영 반도체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마이크론을 총 230억달러에 인수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반도체 시장을 3등분 하고 있는 대형 경쟁사다. 만약 이 경쟁사가 중국 기업에 넘어가게 된다면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된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설비 투자 금액을 사용해온 마이크론의 현재 경영진과는 달리 중국 자본은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자본이 마이크론을 인수할 경우 일단 중국에 신규 반도체 라인이 건설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상당한 설비투자가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삼성전자는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주요 완제품의 수요 모멘텀이 금액 기준으로 감소했다”며 “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DRAM 가격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날 주가 하락을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의 마이크론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9.3%의 프리미엄만 놓고 봤을 때 이번 딜의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주주 입장에서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수준으로, 프리미엄이 매우 높다 하더라도 재무적으로 어려움이 전혀 없는 마이크론이 어렵게 끌고 온 사업을 단번에 중국에게 넘길 명분이 없는 만큼 성사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인수가격인 주당 21달러는 마이크론 주주들이 수용하기에는 현저히 낮다”며 “중국의 마이크론 인수는 미국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 검토를 거칠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마이크론 매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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