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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화 지준율 8%→6% 인하
1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화 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6%에서 4%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를 기록했을 당시인 지난해 9월(8%→6%)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외화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강제로 예치해야 하는 외화 비율을 말한다. 시중은행은 고객들의 외화 중 일부는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또 일부는 인민은행에 맡겨야 한다. 지준율을 인하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시장의 외화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시장에 도는 달러화를 늘려(공급 확대), 달러화와 비교한 위안화의 가치를 올리겠다는 게 인민은행의 복안이다.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환 자금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달러·위안 환율은 7.3위안 안팎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중국의 경제 위기 국면이 ㅛ심상치 않았던 탓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디플레이션 국면을 타개하고자 유동성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하면, 이는 위안화 약세 재료로 작용하는 ‘딜레마’까지 나타났다. 인민은행이 최근 조치들보다 더 강력한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낸 배경이 여기에 있다.
“위안화 약세 국면 지속” 회의론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지속적으로 효과를 볼 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더 강하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 위기의 골이 깊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뜻하는 최하위 C 등급 바로 위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무디스는 판단한 셈이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외환 전문가는 로이터통신에 “외화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 하락 압력을 완화할 수는 있다”면서도 “약세 국면을 뒤집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약세가 더 가팔라질 경우 인민은행이 외화 선물환에 대한 위험준비금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금융기관이 외화 선물환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무이자로 예치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위안화의 약세를 예상하고 선물환을 사는 거래에 대한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위안화 매도 감소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중국이 위험준비금 비율을 마지막으로 상향(0%→20%)했던 때도 지난해 9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