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14일 오후 1시 30분께 인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방법원으로 이동했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롱패딩 점퍼를 입은 그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쓰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A씨는 “왜 음주운전을 했느냐”, “사고 후 구호 조치를 왜 하지 않았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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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9일 0시 55분께 인천 중구 을왕동의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던 B(54·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운전면허 취소 수치(0.08%)를 넘었다.
또 승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A씨의 지인 C(47·남)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해 두 차례 입원했으며, 이들이 타고 있던 벤츠 승용차는 C씨의 회사 차량으로 확인됐다.
A씨와 C씨는 사고 전날 처음 만난 사이로 나머지 일행 2명과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B씨의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55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B씨의 딸은 청원 글을 통해 “7남매 중 막내인 아버지가 죽었고 제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며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례적으로 김창룡 경찰청장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