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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공정위는 퀄컴의 시장지배적지위 및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 과징금 1조300억원과 부당한 계약조건 금지 등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퀄컴을 배타적 수혜자로 하는 폐쇄적인 생태계’를 ‘산업 참여자가 누구든 자신이 이룬 혁신의 인센티브를 누리는 개방적인 생태계’로 돌려놓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삼성, LG, 팬택 등 국내 제조사는 휴대폰에 탑재되는 퀄컴 모뎀칩셋에 연간 1조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 왔다. 퀄컴이 오랜 기간 동안 과도하게 이익을 챙겨 왔다고 규제 당국이 판단한 만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지만 스마트폰 제조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또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600달러라면 모뎀칩셋 당 특허료가 약 3달러 수준인데 제품당 몇 달러가 줄어든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피부로 와 닿을 가격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판매대수가 늘어날 수록 퀄컴에 지불하는 비용을 그만큼 많이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이익으로 고객에게 여러 혜택을 드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 국장은 “그간 정부가 외국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번에 공정위가 퀄컴에 사상 최대 과징금뿐만 아니라 시정명령을 내려서 오랜만에 제 역할을 했다”며 “제조사의 과도한 부담이 경감되면서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퀄컴이 예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퀄컴도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과다하게 걷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만큼 소비자가 휴대폰 가격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잘 판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