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를 가다①] 서울 노원병 安 수성·魯 탈환·李 도전

안철수 바람 속 4.13 총선 최대 격전지 등극
노원병 역대 선거 야권 강세..18대 총선 이변
일여다야 구도 치러질 경우 예측불허 박빙승부
  • 등록 2016-01-21 오후 2:38:55

    수정 2016-01-21 오후 2:38:55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총선이냐. 안철수고 뭐고 다 싫다. 차라리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 전부 물갈이하고 국회를 확 바꿔야 한다.”(노원구청 근처에서 슈퍼를 운영 중인 60세 김모씨) “이준석 팬이다. 너무 똑똑하고 일도 잘할 것 같다. 주변에 보면 팬들이 많다. 안철수, 노회찬이 나온다고 해도 야당이 분열됐기 때문에 이준석이 나오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다.”(상계동 주민 50대 윤모씨) “국회는 맨날 여야가 싸우는 곳 아니냐. 민주당은 싫고 새누리당은 더 싫다. 안철수 의원이 이야기하는 중도정치가 필요하다. 노원에서 큰 인물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30대 택시기사 정모씨)

서울 노원병은 4.13 총선 최대 격전지다. 17일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이종은 새누리당 노원병 당협위원장 한 명이지만 전국적인 빅매치가 예고된 지역. 국민의당 창당으로 이른바 안풍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인데다가 진보진영의 스타 정치인인 노회찬 전 의원,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인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출마가 예상되기 때문.

우선 안 의원은 지역구 수성이 필수적이다. 차기 대권가도는 물론 제1야당을 다투는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 노 전 의원은 여의도 복귀는 물론 진보정치의 부활을 위한 터전으로 삼아야 한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안철수, 노회찬 두 거물을 꺾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 경우 전국적인 스타로 거듭날 수 있다.

지역여론은 각양각색이었다. 수락산역 3번 출구에서 만난 20대 후반 직장인 최모씨는 “노원병은 야권 텃밭이다. 떨어지면 망신이기 때문에 여권 거물들이 출마하지 않을 정도”라면서 “야권연대가 변수인데 안철수나 노회찬이 양보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상계중앙시장에서 만난 40대 주부 김모씨는 “야당이 집안싸움만 하는 게 뉴스 보는 게 지겹다”며 “안철수가 예전에 인기 많았는데 이번에 나오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준석이 젊고 참신해 보이는데 이번에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들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노회찬 의원이 참 열심히 활동했던 것 같은데 이번 총선에서 다시 재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예측불허의 초박빙이다. 안 의원이 이 전 비대위원과의 양자대결은 물론 노 전 의원을 포함한 3자대결에서 여유있게 승리한다는 결과도 있지만 일부 조사에서는 양자대결과 3자대결 모두 이 전 비대위원이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노원병은 역대 선거에서 야권의 지지세가 강했다. 4년 전인 19대 총선에서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가, 2013년 4.24 재보선에서도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각각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서울 노원구는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야권이 승리한 지역이다. 물론 이변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18대 총선 당시 홍정욱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대표적이다. 43.1%의 지지를 얻은 홍정욱 후보는 진보신당 노회찬(40.1%)·통합민주당 김성환(16.3%)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 안철수, 노회찬, 이준석 3명이 모두 출마하고 더민주까지 후보를 낼 경우 이준석 후보의 어부지리 가능성은 커진다. 특히 안 의원이 야권연대 불가 방침을 밝혔다는 점도 여권으로서는 호재다.

대진표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안 의원은 더민주 탈당 이후 노원병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전국 지원유세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비례대표로 나설 수도 있다.노 전 의원의 경우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의 지역구였던 창원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당 안팎의 지원사격 속에서 본인의 출마 결심만이 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관건은 안 의원의 입장 정리다. 안 의원 측은 이에 “비례대표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 현재까지 노원병에 출마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양자구도, 3자구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아가 더민주가 저격수를 내더라도 열심히 선거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석(75) 상계중앙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지역구 사정을 모르는 낙하산은 안된다. 단물만 빨아먹고 출세길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다”이라면서 “누가 나오든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려는 사람을 뽑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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