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폐쇄회로 TV(CCTV)를 통해 선수단을 감시해 물의를 일으켰던 롯데자이언츠의 후임 대표이사로 이창원(55) 롯데그룹 홍보실장을 선임했다.
지난 2001년 롯데그룹에 합류한 이 전무는 롯데쇼핑과 롯데그룹의 홍보업무를 담당하면서 소통을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CCTV를 통해 선수를 감시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성적 부진으로 단장이 자진 사퇴한 프로축구 울산현대도 신임 단장으로 김광국(47) 현대중공업(009540) 홍보실 부장을 상무 승진 발령했다.
김 상무의 울산 현대 단장 선임은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과거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 권 사장도 현대중공업 홍보 임원으로 재직 당시 울산 현대 축구단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 2012년부터 GS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장기주(57) 부사장도 GS건설(006360) 홍보담당 임원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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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맨들의 프로구단 진출은 과거부터 이어졌다. 특히 국내 프로야구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프로야구 분야에 홍보맨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홍보맨들이 프로구단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에는 오랜 홍보업무를 통해 익힌 소통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 전 부회장의 경우 지난 2005년 두산그룹 총수 일가들의 경영권 분쟁 사태였던 ‘형제의 난’ 당시 대외 소통업무를 원활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영철 전 사장은 프로야구 구단 최초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2009년 인천 문학구장 외야석에 바비큐존을 설치하고, 내야 탁자지정석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관객 중심으로 야구장을 리모델링했다.
신 전 사장의 이같은 아이디어는 SK와이번스가 올해 프로야구단 최초로 야구장과 주경기장 전체를 인천광역시로부터 수탁 운영할 수 있게 된 원동력으로 꼽힌다.
주요 그룹들이 프로 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미지 제고를 위한 이유가 크다. 구단의 경기력 외에도 야구장, 축구장 등 고객과의 접점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전달해 구단 뿐만 아니라 모기업 홍보효과도 누리게 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프로구단들이 지역연고제를 채택하고 있어 지역 사회공헌활동도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라며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제고, 사회공헌활동 등의 업무를 지속 담당했던 홍보 전문가들이 프로구단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