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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 BW그룹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할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31만8000t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선박으로 길이 336m, 너비 60m 규모이며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8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날 열린 계약식에 대우조선 측에서는 정성립 사장과 현시한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노사가 선박 건조 계약식에 모여 노사 관계와 정상적인 인도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선주를 안심시키고, 선박 발주를 고민 중인 또 다른 선주들의 추가 계약을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회사가 비록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제 여건도 만만치 않지만 대우조선의 기술력과 노사 관계의 안정성, 향후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해 해외 선주들은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도 “회사를 믿고 선박을 발주한 BW그룹에 감사를 표하며 납기·품질·안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선박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분은 노조와 협의 없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회사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까지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건강한 노사관계를 보여주며 일감확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선박 건조계약을 맺은 BW그룹은 대우조선이 워크아웃 중이던 2000년경에도 원유운반선 3척을 발주했고 최근 2~3년 사이에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과 초대형 LPG운반선 4척을 발주하는 등 변함없은 신뢰를 보여준 고객사다. BW그룹은 대우조선에 63척의 선박을 발주했고 이중 53척이 인도된 상태다.
지난 6월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이 4척의 선박을 발주한데 이어 주요 고객사가 선박 발주를 이어가면서 대우조선의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이러한 선주들의 잇단 발주는 해운시장이 브렉시트 등 부정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은 아시아 지역 선주사가 지난해 발주한 LNG운반선을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로 업그레이드하는 선종변경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LNG-FSRU는 별도의 육상설비 없이 자체적으로 LNG를 저장 및 재기화할 수 있는 장치다. 대우조선은 이번 선종변경계약 체결로 계약가가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선 2척, 유조선 6척, 특수선 2척 등 총 10척을 수주하며, 수주금액 10억달러(1조1000억원)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