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위안부' 기린다…"진실 외면 日, 사죄해야"

정의연, 제1608차 수요집회 개최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맞아 해외도 연대
극우단체의 맞불집회로 일대 소란도
  • 등록 2023-08-09 오후 3:49:52

    수정 2023-08-09 오후 4:07:23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오는 14일 11주년을 맞는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맞아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9일 해외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수요집회를 열었다. 시위 내내 반대단체의 맞불집회가 이어졌으나 참가자들은 피해자들을 위해 계속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608차 수요집회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정의연은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1자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알리는 제1608회 수요집회를 열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제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성노예제의 피해를 고백한 8월 14일을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로 정했다.

이날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일본 정부를 향해 책임인정과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는 과거에 대한 성찰과 극복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진실을 외면하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일본이 고노담화를 발표한 지 30년이 되는 해”라며 “일본정부가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전 세계 피해자들에게 사죄할 때까지 희망의 연대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번 기림일에 대한 연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미국 시카고에선 낮 12시(현지시간)에 시민들이 소녀상 옆에 앉는 ‘Calling For Apology’(사과 촉구) 행사가 열린다. 오후 6시 일본 효고의 다카라즈카시역 앞에서도 연대 수요시위가 있을 예정이다. 오는 13일과 14일 독일 베를린에선 코리아협의회가 일본군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강연회와 집회를 연다. 일본, 필리핀, 미국 등 9개 나라의 97개 시민단체는 이날 정의연의 활동에 지지성명을 밝혔으며, 일본과 미국, 영국, 독일의 시민단체는 10개 도시에서 열릴 공동행동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인천과 부산, 전남 장성, 경북 포항 등 16개 도시 37개 시민단체가 기림일(8월 14일)을 전후해 수요시위와 평화문화제 등의 형태로 공동행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시위장 주변은 극우단체의 맞불집회와 구호소리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확성기와 스피커로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반복해서 재생하고, “역사 왜곡 30년, 반일팔이”,“위안부 동상은 나라의 수치, 당장 철거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주위 가로수에 줄지어 걸었다.

학교 친구들과 수요집회에 참여한 조아정(17)양은 “위안부 피해에 대한 증거가 계속 있음에도 일본이 부인하는 게 안타까워서 목소리를 내려왔다”며 “같은 국민으로서 한목소리를 내도 부족한데 반대주장이 나오니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파루키 요섭(17)군도 “생각했던 것보다 반대 목소리가 많아서 놀랐다.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은 사라지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종로구에 세워진 소녀상이 반대단체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설치된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져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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