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을 앞두고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중소기업체 외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대기업도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면서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사진=파세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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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창문형 에어컨 시장규모는 지난해 50만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2019년 4만대에서 2021년 30만대 가량으로 전체 에어컨 시장(200만대)의 약 15% 수준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25%까지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설치가 간단해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더욱이 올해 무더운 여름이 예보되면서 판매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파세코(037070), 귀뚜라미,
위닉스(044340),
신일전자(002700) 등 중소·중견 가전기업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초기에는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시장이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소비전력과 소음 등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다.
소비자의 만족도가 오르면서 제품이 잘 팔리는 선순환 효과를 보자 중소기업 위주의 시장이던 창문형 에어컨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뛰어들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방마다 냉방을 개별로 하는 현재 트렌드를 고려하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LG전자는 과거에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진출했으나 시장성 등을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각각 10~20년 만에 창문형 에어컨을 부활시켰다. 더욱이 LG전자는 지난 1968년 국내에서 처음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인 회사다.
대기업의 창문형 에어컨 시장 진출을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중소·중견기업이 키워온 시장을 대기업이 침범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시장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시장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만큼 중소기업들도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파세코는 창문형 에어컨 누적 판매 35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자가 설치가 가능한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사진=귀뚜라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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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기업에서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변신에 성공한 귀뚜라미와 50년 이어온 열교환기술을 자랑하는 위닉스도 창문형 에어컨 판매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일전자, 쿠쿠 등도 꾸준히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꾸준히 커지면서 대기업까지 뛰어들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하루 전기료 800원 수준의 절전기술이나 30㏈ 안팎의 저소음 설계 등 기술력이 강화된 만큼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