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입장은 소음·진동에 대한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결함은 아닌데다 현대·기아차의 최대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사 한국타이어(161390)와의 불가피한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결정한 것은 파격적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1년 전부터 일부 소비자 ‘공명음’ 불만
교체 대상은 2013년 7월10일부터 2015년 3월1일 중 나온 제네시스(DH)다. 현대차는 이달 5일 콘티넨탈·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한 2015년형 제네시스를 내놨다.
하부 소음이 불만인 소비자는 현대차 직영서비스센터나 블루핸즈 가맹 정비점을 방문하면 3.8 19인치 휠 모델 장착 타이어는 콘티넨탈로 3.3 모델은 다른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 제품으로 무상 교체해 준다.
제네시스 하부 소음 문제는 신형 제네시스(13년12월 출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특정 속도에서 하부에서 공명음 같은 소리가 난다는 지적이었다.
소비자에 따라 하부 소음을 느끼지 못하는 예도 있었고 동호회 시험 결과도 반반이었으나 적잖은 소비자는 여전히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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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만이 계속 나오자 결국 2015년형 출시 직전인 이달 2일 고객에게 전면 교체 공문을 보냈다.
교체 결정 후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다.
현대차 재작년부터 잇따른 특단 조치
통상적인 조치는 아니다. 차량 진동·소음 불만은 소비자에 따라 편차가 있다. 이 때문에 전량 부품 교체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개당 평균 20여만원대 초반(소비자가격 기준)인 한국타이어 19인치 고성능 타이어를 4만3000대 모두 4개 이상 갈면 약 350억원이 필요하다.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그 비용은 700억원 이상이다.
실제 타이어를 교체하는 소비자는 이중 소수에 그칠 전망이지만 적잖은 부담을 감수한 것이다. 현대차-한국타이어 중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는 양측 모두 함구하고 있으나 양측이 일부씩 부담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그럼에도 고급 모델로서 상징성이 큰 제네시스에 대한 불만은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2013년 들어 국내 소비자 불만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수입차 점유율이 10%에 육박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아직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았고 이듬해 초까지 관련 소송에서 잇달아 승소했다는 걸 고려하면 역시 이례적인 조치다.
현대차는 더 나아가 지난해 10월 국내영업본부 산하 직속 조직 커뮤니케이션 팀을 신설하고 대중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잘못한 것은 즉시 사과하고 오해는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결함은 아냐”.. 한국타이어는 침묵
한국타이어는 이번 품질 논란에 대해 함구했다. 금전적 손실을 떠나 불명예스러운 결정이지만 주요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와 보조를 맞추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브랜드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심각한 결함에 따른 교체 결정이 아니고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네시스 신차용(OE) 타이어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타이어는 같은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OE 타이어와 교체용(RE) 타이어가 다르다. OE 제품은 완성차 회사와 차량 특성에 맞게 공동 개발한다. 실제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양사 공동 책임인 셈이다.
한국타이어가 제네시스에 납품한 고성능 제품 ‘벤투스 S1 노블2’는 그 성능을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스펙은 다르지만 포드 스포츠카 머스탱에도 적용돼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타이어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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