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덩치 홈플러스 매각 ‘어렵네, 어려워’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농심(004370)그룹의 계열사 메가마트 등에 경남지역 점포 5~6개의 매각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농심측은 매각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가 인수를 제안한 점포에 대해 농심은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지방 점포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지방 점포의 분할 매각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를 통째로 사겠다는 인수자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기 쉽지 않자, 분할 매각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물밑에서 농협, 신세계(004170)그룹, 롯데그룹 등에 홈플러스 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장이 정체된 국내 대형마트 시장에서 7조원 덩치의 홈플러스를 사겠다고 선뜻 나서는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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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코가 홈플러스 점포 분할 매각을 타진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테스코는 납품업자들에게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000억원(2억5000만파운드)나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혐의 조사를 받았다. 분식회계를 뺀 테스코의 영업이익은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테스코는 해외 최대 자회사인 한국 홈플러스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취임한 데이브 루이스 회장도 홈플러스 매각이 원할하지 않을 경우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한국 경영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 매각 흔적 지우고 겉모습만 치장
영남권 점포 매각 분할 매각도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홈플러스가 매물로 올려놓은 삼천포점·밀양점·칠곡점·장림점·감만점 등 영남 지역 5~6개 점포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부진한 곳이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험업이 편의점 사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지방 점포 분할 매각도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매각 작업뿐 아니라 사업 구조조정 방안도 원활히 진행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설도원 홈플러스 부사장은 “영남지역 점포 분할 매각 등 루머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며 “공식적인 대답은 노코멘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