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일동제약 투자 손 뗐다..'경영권 분쟁 종지부'(종합)

녹십자, 일동제약 측에 주식 전량 매도..M&A 가능성 소멸
녹십자, 주식 매각으로 90% 수익률 확보
일동제약, 경영권 위헙에서 탈출
  • 등록 2015-05-29 오후 3:57:03

    수정 2015-05-29 오후 4:38:41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녹십자(006280)가 보유 중인 일동제약(000230)의 주식 전량을 일동제약 측에 넘긴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소멸됐다. 일동제약은 경영권 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됐다. 녹십자는 지난 3년간의 투자로 9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챙겼다.

녹십자 본사 전경
녹십자는 녹십자홀딩스(005250), 녹십자셀(031390) 등과 보유 중인 일동제약 주식 735만9773주(29.36%) 전량을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한다고 29일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7월 29일, 총 처분금액은 1399억원이다. 주당 평균 처분단가는 1만9009원으로 지난 28일 종가 2만5750원보다 35.5%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양사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경영진 입성 무산 이후 ‘출구전략’이 필요했고 일동제약 측은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녹십자는 지난해 일동제약의 지분율을 29.36%까지 끌어올리면서 일동제약 최대주주(32.52%)와의 지분율 격차를 3.16%포인트로 좁혔다. 지난 3월 일동제약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와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본격적인 경영진 입성을 노렸지만 불발됐다.

현실적으로 녹십자의 주식 추가 매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녹십자 입장에선 주식 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녹십자
일동제약 본사 전경
측이 적대적 M&A에 대한 의지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식 매각으로 상당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식 취득에 총 738억원을 투입해 이번에 1399억원에 팔기로 했다. 무려 89.6%의 수익률이다. 지난 28일 종가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한 ‘통큰 결정’의 배경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서로의 전략을 존중해 양사가 상호 ‘윈윈’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자산 효율화를 통해 당사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확보한 자금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사업 가속화를 위해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 입장에서는 이번 주식 매입으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서 벗어나게 됐다. 사실 일동제약은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지난 2009년부터 주요주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아왔다.

이번에 일동제약이 녹십자 측으로부터 29.36%를 넘겨받으면서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등 최대주주는 6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윤 회장은 사모펀드(PEF) 운용회사 H&Q코리아 등 투자자들과 손 잡고 녹십자의 보유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동제약의 지난 1분기 현금성 자산은 136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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