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재난지원금 또 샅바싸움…책임질 사람은 김상조 실장"

진보경제학자 우석훈 박사, 홍남기 부총리 겨냥 비판
"기재부, 노인 기초연금 놓고도 박근혜 이겼던 부처"
"홍 부총리, 공무원의 성실? 납세자에 돈 덜 주려 해"
"대통령 언질에도 全국민 지급방안 안 만든 김상조 책임"
  • 등록 2020-04-22 오후 1:52:35

    수정 2020-04-22 오후 1:53:4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前) 정권 대선 공약이던 노인 기초연금 전부 지급을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겼던 기획재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범위를 놓고 또다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진보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비판했다. 그러나 이 사태에서 가장 책임있는 사람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라고 꼬집었다.

우석훈 박사 (사진= 본인 페이스북)


‘88만원 세대’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우석훈 박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보편적 복지에 대한 맹신자는 아니지만 미래가 점점 더 기본소득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한다”며 “과거 박근혜 후보 시절 노인 기초연금 전부 지급 공약을 기재부가 막았고 누더기 정책으로 만들었는데 코로나 정국에서 또 한번 그 샅바싸움을 하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 힘겨루기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총선에서 승리한 여당에 대해서 홍 부총리가 ‘내가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말하면서 다시 한 번 난리가 났다”며 “대통령은 새로운 발상으로 2차 추경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며 전 국민 지급에 대한 언질을 줬는데도 가능한 새로운 방안에 대한 방향을 잡지 않은 김상조 정책실장이 이 사태에서 가장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5월이 종합소득 계산하는 시기이고 여기에 맞춰서 의료보험이 결정되니 소규모 자영업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2년 전 소득을 가지고 계산해 보게 된다”며 “지금 소득이 준 사람에게 긴급하게 주자는 게 정책 취지인데, 2년전 평균 소득으로 지원하겠다고 하니 전혀 (정책 목표) 달성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에서 본 사례 중 가장 가슴 아픈 건, 이혼 중인 아이 엄마의 경우”라며 “알바가 다 사라져 살 길이 막막한데 남편과의 서류 정리가 다 안 끝나서 기준선 약간 넘게 돼 이를 구제할 것이냐로 난리가 났는데 뭔 짓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소득하위) 30%? 이건 아무 것도 아니다. 행정편의에 의해 대충 나온 숫자”라고 지적하며 “세금 기준으로 하면 상위 30퍼센트 정도면 소득세 등 대부분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들인데 세금 낼 때는 다 내라고 하고 줄 때는 뺀다면 통치자의 시선으로 보면 좋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상적일 때는 몰라도 긴박할 때에는 다르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 기재부가 돈을 바라보는 시선이 납세자까지 포함한 통치자의 시선이 아니라 돈만 일본에 갖다 바치면 되는 총독부 시선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우 박사는 또 “육아에서는 고운맘 카드와 같은 직불카드 방식으로 돈을 주고 성남 같은 상품권 방식도 있다”며 “상위층에 돈을 주더라도 그냥 현금으로 주는 게 아닌 기존 지자체나 복지부가 사용하는 방식으로 하면 그 돈은 바로 쓰게 되니 소비 모수가 늘어나고 단기 지원효과가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 효과로 보면 다다익선”이라고도 했다.

특히 우 박사는 “코로나 국면에서 현장에서의 행정비용과 긴급성을 생각하면 3조원은 큰 돈이 아니다”며 “홍 부총리의 샅바싸움은 좋게 생각하면 공무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성실이지만, 속을 보면 세금 내는 국민에게는 조금이라도 덜 주고 싶고 돈을 아끼고 아껴서 기업들 악성채권이나 보증 같은 데 쓰거나 좀 여론이 바뀌면 대규모 SOC사업에 쓸 실탄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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