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김성준 앵커 "탈출 선장, 기념촬영 공무원 말고 어디엔가.."

  • 등록 2014-04-21 오후 5:09:44

    수정 2014-04-21 오후 5:09:44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김성준 ‘SBS 8 뉴스’ 앵커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성준은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월호 침몰 엿새째로 접어들고 있다. 수색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바다 사정도 나아졌다. 오늘은 3류라는 자괴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며 장문의 글을 시작했다.

사진=김성준 ‘SBS 8 뉴스‘ 앵커 트위터 캡처
김 앵커는 “잇따르는 자원봉사자들, 개인 약속이나 나들이도 취소하면서 함께 슬퍼하는 국민들, 실종자 가족 아이의 눈물을 닦아 주며 자기도 눈물을 흘리는 여경. 함께 해야 한다는 정서는 일류가 분명하다”며, “3류에 그치는 건 시스템이다. 열악한 연안여객운송 시스템, 재난방재 시스템,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5년 미국 뉴올리언즈 허리케인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의 취재 경험담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3류는 세상 어디에나 있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도 3류고, 미국도 3류다. 재난 방재에 가장 우수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일본마저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 3류였다”고 했다.

그는 “죽음의 도시를 지킨 뉴올리언즈 시장이나 방사능에 피폭될 걸 알면서 원자로 보수를 위해 후쿠시마 원전으로 자진해 들어간 원전 요원들이 일류”라고 전했다.

또 “우리도 그런 일류들이 있을 거다. 침몰하는 배에서 일등으로 탈출한 선장이나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자던 고위 공무원이나 실종자 가족들이 보는데 컵라면을 먹던 장관이나 이런 사람들 말고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3류의 속살을 들킨데 너무 자괴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손 내밀고 보듬어 주고 함께 아파하면서 지내다 보면 그런 일류들이 나올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런 글로 위로해주는 김성준 앵커도 일류다”, “삼류를 인정하며 점차 일류가 되면 되겠죠. 모두들 힘내세요”, “고마운 글이다”, “이 짧은 글에 며칠동안 쌓여있던 슬픔과 절망이 위로가 될 줄은 몰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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