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린저씨’에 주력..사실상 청소년 포기
엔씨는 지난 22일 게임위에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활용한 거래소 시스템이 포함된 ‘리니지M’의 등급심의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엔씨가 게임위에 등급분류를 신청한 기준 자체가 ‘18세 이용가’인 만큼 사실상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감수하고라도 기존에 설계한 거래소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엔씨는 지난 5월 미디어 쇼케이스 등 공개석상에서 거래소 시스템 유지를 공언해왔고, 이로 인해 출시 당시 거래소 배제 사실을 밝히자마자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출시 때 우선 12세 이용가 등급을 선보이고 추후 새로운 버전을 선보이는 것은 550만명의 사전예약자 가운데 포함된 청소년 이용자층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도 PC온라인 리니지의 주이용자층인 성인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PC온라인 리니지가 근 20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데는 자금력이 있는 성인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의 합성어)들의 활발한 아이템 거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가장 유명한 전설급 아이템인 ‘진명황의 집행검’은 전적으로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인데다 소유한 사람이 적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리니지M의 MMORPG 장르 특성상 캐릭터 육성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니 초기 거래소 미운영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이용자층이 성인이었기 때문에 엔씨가 청소년층을 포기한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수순”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게임위의 등급 결정이 나오는 대로 초기 버전의 이용가능 등급을 상향할 것인지 아니면 12세 이용가 등급과 18세 이용가 등급을 각각 선보일 것인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게임위는 매주 수요일 등급 분류 회의를 열기 때문에 이르면 오는 28일쯤 18세 이용가 등급 여부가 판가름난다.
넷마블이 거래소 시스템을 포함하고도 15세 등급 결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 없었던 ‘그린 다이아’가 결정적이다. 이전에 유료 재화인 블루와 레드 다이아를 활용한 이용자간 아이템 거래는 청소년 유해매체물인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그린 다이아는 게임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블루와 레드 다이아는 앞으로 이용자들간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넷마블이 거래소 시스템을 수정하면서까지 청소년 이용가 등급을 고집한 데는 이미 출시돼 7개월 가량 이어져 온 게임이기 때문이다.
리니지는 MMORPG 장르인 만큼 ‘혈맹’으로 이용자들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에 일부 이용자들의 이탈이 전체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애플 앱스토어는 청소년 이용불가 콘텐츠를 아예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템 환불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