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는 제일모직(028260)이 주목받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제일모직은 오너일가의 그룹 지배력 확대를 위해 지주회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가 내달 발표할 ‘원샷법’ 초안에 인수합병(M&A)때 주식매수청구권 완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제일모직의 보폭을 넓게 해준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그룹내 흩어진 삼성전자 지분 확보를 위해 삼성물산(000830)(전자 지분 4% 보유) 등 계열사와 여러 차례 합병을 거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원샷법으로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그룹에 대한 다양한 가정과 분석에도 불구하고 지주회사 전환에는 비용과 시간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내 지배구조 전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삼성그룹이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지배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이건희 회장 3남매의 계열 분리 등인데 아직 이와 관련한 움직임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지속적으로 부각된다.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상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한다면, 현대차를 지배하고 있는 모비스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원샷법에서 지주회사의 행위요건 중 증손회사 지분 보유율(현행 100%)를 완화할 경우, 하위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가 깨끗하게 정리돼 있지 않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다”고 분석했다. 모비스가 지주사로 올라선다면, 현대차(자회사) 기아차(손자회사)다음에 위치한 현대제철·건설·위아 등의 지분을 100%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한편 21일 지배구조 관련주가 재차 부각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SKC&C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5.83% 오른 24만500원, SK도 2.30% 상승한 17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모직은 1.18% 오른 16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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