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08%다. 같은 기간 중소형 주식펀드의 수익률이 11.25%인 점을 감안하면 민망한 성적이다.
액티브 펀드 중 대형주 펀드로 분류되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 A형’과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주식)A’ 역시 연초 이후 각각 1.01%, 4.84% 씩 하락했다.
부진한 성적은 환매로 이어졌다. 코스피 200 인덱스펀드에서는 이달에만 109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연초 이후 1739억원이 순유출됐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등 9종의 대형주 펀드는 연초 이후 1000억원이 넘는 환매 요구에 시달렸다.
연초부터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주의 어닝쇼크 탓에 대형주는 약세였다. 그런데 반년이 지나도 상황은 바뀌지 않은 것. 최근에는 원고현상 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외국인이 대형주를 견인했지만 올해는 외국인 수급도 여의치 않다.
최근 포르투갈 사태와 실적 우려에도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는 10.26으로 한 자릿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이에 변동성을 노려 수익을 얻는 ETF의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인 TIGER200(102110)과 KODEX 200(069500), KINDEX200(105190) 3종으로부터 무려 2조2154억원이 빠져나갔다. 대형주의 수급 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주가 하락→수익률 저하→환매→ 수급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속에 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도 별다른 힘을 못 쓰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가격이 내려간 만큼 ’가치주‘펀드의 수급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치주 투자가 크기에 상관없이 저평가된 주식을 사는 것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대형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 가치주펀드 운용역은 “중형주 가격이 너무 오른 상태라 최근 경기민감주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내려온 종목, 특히 업종대장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가치주 펀드가 지금은 소형주를 매수하고 있지만 결국 싼 곳으로 찾아가기 마련”이라며 “소형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진다면 증권, 은행, 건설 등 PBR이 낮은 대형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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