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을 수 있다면”…北 군인들 ‘총알받이’ 자처한 까닭

WSJ, 군 출신 탈북자 인터뷰
“파병은 신분 상승 기회, 더 보낼 수도”
  • 등록 2024-11-11 오후 1:47:39

    수정 2024-11-11 오후 1:47:39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러시아 파병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군 복무를 자처하는 배경에는 북한 정권에 대한 세뇌된 충성심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병사들은 전투 상황에서도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명령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0만 명이 넘는 상비군을 보유한 북한 정권이 이런 군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러시아에 더 많은 병력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한 우크라이나 언론인이 5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훈련받는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일부. 사진=텔레그램 캡처
10일(현지 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군인 출신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은 북한 군인들이 단순히 총알받이가 아니라 더 큰 목표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탈북자 유성현(28)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파병 명령을 감사하게 여겼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 복무 중 극심한 식량 부족과 강제 노동에 시달렸으며, 파병 결정이 오히려 탈출구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또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권을 위한 충성심은 이들 군인들에게 중요한 동기가 되며, 이를 통해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직 미군 특수부대 장교 데이비드 맥스웰에 따르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특수부대 11군단의 병사들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폭풍군단 출신 이현승(39)씨는 “김정은을 위한 충성 교육이 일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파병에 참여한 군인들이 복귀 후 신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베트남전 당시 참여했던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큰 혜택을 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매체는 이러한 배경이 북한의 추가 파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큰 상비군 규모를 자랑하며, 필요하다면 추가로 군대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미 소규모 전투가 있었음을 보고했으며, 한국 정부와 미국 당국도 북한 군인들의 전투 참여 시기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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