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지분취득 금지와 자회사 합병 금지 의사를 전달하면서 종합유선방송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앰) 매각에 미칠 여파에 이목이 집중된다.
SK의 CJ헬로비전 인수는 대주단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합병 세부 인가조건에 따라 딜라이브 매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정위의 합병 불허는 주요 인수후보로 꼽혔던 통신사들이 인수주체로 나서기 더 어려워진 상황으로 해석되는 만큼 케이블 TV 인수합병(M&A)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세부 조건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대주단이 주목하는 것도 합병 성사 여부보다는 인가 불허 요건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과 달리 시장지배적 지위가 약하고 공정위가 독과점 판단 기준을 권역별로 세분화함에 따라 분할 매각도 검토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유불리를 따지기 이르다는 것이 대주단의 판단이다. 인수금융 대주단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자문사들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태인데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최종적인 공정위의 불허 요건이 나오는 것을 지켜본 뒤 매각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 주주들과 대주단들은 인수금융 출자전환 이후 매각 자문사를 선정과 거래전략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부도 위기에 직면했던 딜라이브 인수금융은 대주단 100%가 어렵사리 만기연장에 동의하면서 한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대주단은 2조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중 88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인수금융 대주단이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커 매각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크다.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이미 기투자분을 감액손실처리한 상황이다.
케이블TV 업계는 IPTV 가입자의 증가, 지역 사업자의 한계, 서비스 회사 규모의 한계 등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으로 M&A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딜라이브 역시 지난 2012년 3000억~4000억원 수준에 달했던 에비타(EBIDTA·상각전영업이익)가 최근에는 2000억원대로 추락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인수금융 만기도래 이전 매각을 서둘러왔지만 2조5000억원 이상의 높은 인수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