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제약·바이오주가 국내 증시 주도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몇 달간 꾸준히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며 조정을 거듭했지만, 한미약품(128940)의 초대형 기술수출이라는 호재 덕에 제약·바이오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이 더이상 복제약 중심이 아닌 글로벌 무대의 주역으로 향후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속에서도 종목별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株 11월에 앞다퉈 20%씩 급등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9일까지 6거래일간 20% 이상의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 종목 15개 중 7개가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으로 조사됐다. 5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한미약품이 59.4% 급등했고,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도 33.1% 올랐다. 종근당(185750)(31.1%), JW중외제약(001060)(22%)가 뒤를 이었다. 제약·바이오주에 분산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들도 한 주일간 20%가 넘는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앞서 9월까지만 해도 제약·바이오주는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10월 들어 조금씩 반등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한미약품 기술수출로 날개를 달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5일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당뇨신약을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5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 제약 사상 최대규모였다. 8월초 37만원대였던 한미약품 주가는 석 달만에 82만원대로 뛰어 올랐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기술집약 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복제약(제네릭) 위주로 성장한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에게 기술집약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던게 사실”이라며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 이전계약으로 제약업종이 고부가가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중확대`이긴 한데…옥석 가리기 필요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국내 주력산업이었던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있는 반면 전세계적인 고령화와 웰니스(Wellness) 추구로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성장성은 분명하다”며 “정부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이 분야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를 개선하고 관련산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이익 증가가 빠른 시일 내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함께 나오고 있다. 이미 신약을 출시했거나 임상 후기 단계인 업체라면 수 년내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장기 전망에 따른 기대감 확대 국면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기대감을 확인하는 시기로 종목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 동아에스티(170900), 녹십자(006280)를 꼽고 의료기기업체 중에서는 씨젠(096530)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