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스타트업 지원과 국제교류 강화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주개발은행(IDB)과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의 첫 단추를 뀄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IDB 본사를 찾은 김동연 지사는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회담을 가졌다.
| 미국 현지시간 15일 오후 워싱턴DC에 있는 미주개발은행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랑 고우드파잉(Ilan Goldfajn) (IDB)총재와 회담장에 걸린 펠레 싸인 티셔츠를 보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일랑 총재는 펠레의 고향인 브라질 국적이다.(사진=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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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설립된 IDB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경제, 사회개발을 위한 기관으로 현재 48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IDB 주요사업분야는 가맹국간 무역확대와 개발정책 협력강화, 개발목적의 공공 및 민간자본 투자촉진, 재원조달이 어려운 민간부문의 투자활동 보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재원 운용 등이다.
회담장에서 일랑 총재를 만난 김 지사는 벽에 걸린 펠레의 싸인 티셔츠를 화두로 아이스브레이킹에 나섰다. 일랑 총재의 국적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이 낳은 축구황제에 대한 가벼운 대화로 회담의 흐름을 풀어낸 것이다.
김 지사와 IDB의 인연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동연 지사는 17년 전 IDB 초청을 받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으며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던 때와 경제부총리 시절에도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날 김 지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지역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하나하나 물었으며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상세히 설명했다. 일랑 총재는 “각국이 차이는 있지만 데이터 기반으로 봤을 때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여러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랑 총재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서밋(Biz Summit)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작년에 한국 오셨을 때 네이버도 갔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며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로 인구의 27%~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고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고 세일즈를 시작했다.
| 미국 현지시간 15일 오후 워싱턴DC에 있는 미주개발은행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랑 고우드파잉(Ilan Goldfajn) (IDB)총재와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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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지사는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했고 IDB 총재 또한 적극 호응했다. 김 지사는 “IDB의 관심 분야 중에 ‘디지털경제’와 ‘기후테크’가 있다고 들었는데 경기도는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AI와 기후테크 등 여러 산업의 중심지”라면서 “오늘을 계기로 경기도와 IDB 간 협력이, 특히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 분야에서 더욱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랑 총재는 “디지털 전환이 IDB 역내 및 중남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특히 기후대응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며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IDB는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업을 아마존 지역의 지방정부와 함께하고 있다는 예를 들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경기도와 IDB 간 실무협의체 구성과 청년교류 등을 논의했고 즉석해 실무대화채널을 지정했다. 일랑 총재는 또 칠레, 우루과의, 멕시코, 카리브해 국가들의 한국 방문에 대한 의사도 타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