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의원은 24일 오전 2시30분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 다음으로 국회 연단에 올라 오후 12시45분까지 연설을 이어나가면서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기록했던 10시간15분 최장 시간 연설 기록을 경신했다. 박 의원은 당시 3선 개헌을 막기 위해 발언대에 올랐었다.
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2분을 기점으로 앞서 토론에 나섰던 김광진 의원의 5시간 32분 발언 기록도 깼다. 김 의원도 필리버스터 첫 연사로 나서 1964년 4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록했던 5시간19분간 연설 시간을 넘겼다.
은 의원의 발언시간이 6시간을 넘어선 이날 오전 8시 30분에는 의장석에 있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6시간이 넘었는데 괜찮아요?”라고 묻기도 했다. 더민주 동료 의원들도 “화이팅”을 외치며 기를 북돋았다.
문재인 전 대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은수미, 대단하다. 힘내라!!!’라고 글을 남겨 장외에서 응원했다. 문 전 대표는 ‘김광진 힘내라’라며 김 의원도 챙겼다.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도 은 의원이 ‘서초동 세모녀 살해사건’을 언급하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필리버스터는 2012년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돼 47년만에 국회에서 부활했다. 진기한 풍경이 벌어지면서 국내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은수미’, ‘필리버스터’, ‘김광진’ 등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더민주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자신의 선거운동에 활용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김광진 의원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언급하며 “법안 반대를 위해 그 긴 시간을 서 있었던 것인지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 선거운동을 위해 토론에 나선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순천 시민들에게 보냈다.
한편 필리버스터는 선거법 처리가 예정된 오는 26일 본회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자리를 지켜 토론하는 의원님께 힘을 실어달라”며 시간대별 조 편성 안내문자를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했다. 새누리당 역시 원내부대표단을 중심으로 본회의장 대기조를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