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비씨카드 제외)의 지난달(9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액은 4조1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조원 이상 늘며 34.3%나 급증한 규모다.
카드론은 최근 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처음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지난 2월 카드론 이용액은 3조8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5511억원)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강화되던 3월에는 1년 전 보다 25.6%(8825억원) 급증한 4조3242억원을 기록하며 올 들어 월간 이용액 처음 4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코로나 확산세가 더뎌지면서 카드론 증가세도 4월(4%)과 5월(-1.7%) 두 달 동안에는 잠시 주춤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전년 대비 16.3%(5521억원), 7월 8.5%(3130억원), 8월 11.7%(4101억원) 등 두 자릿수로로 늘다가 9월에는 34.3% 증가율로 크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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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영향으로 지난해 9월 카드론 이용액이 같은 해 다른 달 대비 3000억원 가량 적게 나타 기저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카드론 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의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는 신용대출 규제로 방향을 바꿨기 때문이다. 당장 돈이 필요한 차주들이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이란 예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증가가 카드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당장 대출을 옥죄면 다중 채무자 등 취약 차주의 상환이 막히며 부실이 급증할 수도 있어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카드론 이용액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리스크 관리는 전체 잔액 기준으로 봐야 한다”며 “올해 금융당국이 별도 제한을 두지 않았음에도 카드사별로 전년 수준 범위 내에서 증가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카드 현금서비스(단기 카드대출) 이용액은 감소세다. 올 들어 8개월 동안 지난 2월(2.5%)만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특히 지난 5월(-12.3%), 6월(-6.9%), 7월(-14.8%), 8월(-9.9%), 9월(-10.2%) 등 최근 들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급전성 성격이 강한 현금서비스 이용은 줄어드는 대신, 장기 대출인 카드론 이용이 늘어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