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27% 떨어지며 닷새째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일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들면서 반등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무너진 투자심리를 되살리지 못했다.
이렇자 중국 경제가 ‘좀비 경제’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좀비 경제는 경기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들이 반응하지 않으며 불안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금융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증시발 쇼크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물론 세계 경제의 체력이 튼튼해져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금융시장에 강제로 개입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며 “국영기업과 증권업계에 주식 매입을 명령했으나 이미 거품이 잔뜩 낀 시장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에 이어 중국 정부가 위기 탈출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 인프라 투자 등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이 역시 얼마나 효과를 볼 지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경제의 펀더멘탈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곤경에 몰리자 중앙은행이 나서 현 글로벌 증시 폭락 주범으로 미국으로 지목하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야오위둥(姚余棟) 인민은행 금융연구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르면 다음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에 대해 금융시장이 불안해하면서 미국 증시가 주저앉고 전 세계적으로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민성증권도 금융불안 사태에 대해 중국보다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여전히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30여년 간 고도성장기를 끝내고 새로운 상태로 이행하고 있다는 뜻의 ‘신창타이’(新常態)가 장기적 안목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위안화 절하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위안화 편입 시 오히려 중국 금융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