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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002년 정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완전 민영화됐지만 성과주의보다는 공기업 문화가 남아 있다. 할 일은 하지만 시키지 않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지는 않는 것. 구내식당 점심 배식시간도 1시간 30분이나 될 정도로 편안했다.
하지만 지난 1월 27일 황 회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근무시간은 길어지고 점심·저녁 시간은 짧아졌다. KT 광화문 사옥 15층 식당에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의 배식시간을 12시부터 1시까지로 줄이기도 했다.
KT 한 직원은 “8시 30분에 사무실에 도착해도 임원들은 물론 대부분이 출근해 있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임원들이 저녁 10시까지 있는 통에 그 전에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오너가 있는 글로벌기업과 다른 국민기업, 제조업체와 다른 IT서비스 업체의 기업문화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을까.
글로벌 제조업체인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새벽 6시~6시 30분에 출근한다. 때문에 현대차 주요 경영진들의 새벽 별보기는 익숙하고, 일반 직원들도 오전 7시면 출근을 마친다.
IT서비스 기업인 네이버(035420)는 오전 10시가 출근 시간이고, LG유플러스는 아침 8시 30분까지 출근한 뒤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집중 근무하는 ‘911근무제’를 채택했다.
실적 정정공시를 내면서까지 이석채 회장 시절 잔재를 떨어내고자 한 황창규 회장이 3만 5000여 임직원들을 이끌 KT다운 새로운 기업 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주목된다.
KT는 최근 이 회장 시절 야심차게 추진했던 유무선통합영업지원시스템(BSS)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에 투자한 2700억 원을 모두 손실처리해 지난해 60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정정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