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성인 4명중 1명 '정신질환 경험'

복지부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발표
작년 정신질환 경험 470만명..유병률 11.9%
우울증 경험자 61만명 조현병 스팩트럼장애 11만 3천명
  • 등록 2017-04-12 오후 12:00:00

    수정 2017-04-12 오후 12:00:00

(픽사베이 제공)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조현병 환자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10명 중 한 명은 지난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간 삼성서울병원 홍진표 교수팀을 통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을 대상으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를 역학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25.4%로 집계됐다. 남성은 28.8%로 여성(21.9%)보다 6.9%포인트 많았다.

정신과 찾는 이들 늘며 유병률 4.1%포인트↓

지난 1년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유병률)은 11.9%로 집계됐다. 이를 환산하면 470만명에 이른다. 3차 조사를 실시했던 2011년(16%·577만명 추정)과 비교하면 유병률은 5년 만에 4.1%포인트(107만명) 줄었다.

이같은 추세에 최근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하는 사람이 느는 등 정신건강예방활동의 강화가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적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9.6%로 2011년(7.0%) 보다 2.6% 늘었다. 2011년과 비교해 정신질환관련 서비스 이용률을 살펴보면 우울증 등 기분장애가 37.7%에서 2016년 52.5%로 14.8%포인트 늘었다. 조현병 등 정신병적 장애 관련 서비스 이용률은 2011년 25.0%에서 2016년 39.3%로 14.3%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평생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 중 22.2%만이 정신과 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우리나라의 2배에 가까운 △미국 43.1%(2015년)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 등에 이르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적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서비스 접근성 확보 등 정책적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년간 224만명 불안장애 경험…우울증 61만명

정신질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불안장애였다.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등과 같은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불안장애 평생 유병률(전연령 포함)은 9.3%로 나타났다. 1년 유병률은 5.7%로 지난 1년간 불안장애를 경험자는 224만명으로 추산했다. 18~64세 기준 불안장애 평생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8.8%에 이르렀던 것이 2011년 8.7%로 소폭 줄었다가 2016년(9.5%)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과다한 알코올 사용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나 지속적으로 알코올을 사용하는 알코올 의존과 남용이 포함된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은 12.2%로 집계됐다. 남성 유병률은 18.1%로 여성(6.4%)보다 3배 이상 많았다. 1년유병률은 3.5%로 지난 1년간 알코올 사용장애 추정환자는 139만명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8~64세 기준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을 보면 2006년 16.2%에 이르던 것이 2016년 13.4%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정신장애 평생유병률(자료:보건복지부 제공)
니코틴 의존과 금단증상을 포함하는 니코틴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은 6%로 나타났다. 1년 유병률은 2.5%로 니코틴 사용장애 추정환자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성별 1년유병률은 남성이 4.5%로 여성(0.6%)과 비교해 7배 이상 높았다.

기분장애의 대표 질환인 우울증의 경우 평생유병률은 5%였다. 여성 우울증 유병률은 6.9%로 남성(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1년유병률은 1.5%로 61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산후우울증을 처음으로 포함했다. 그 결과 주요 우울 장애를 경험한 성인 여성 10명 중 1명(9.8%)은 산후우울증으로 확인됐다.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는 망상이나 환각, 현실에 대한 판단력 저하로 사회·직업·학업 영역에서 적응에 상당한 문제를 겪는 상태다. 이 병의 평생유병률은 0.5%, 1년유병률은 0.2%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스펙트럼장애를 경험한적이 있는 사람만 6만 30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5만명에 이르는 입원 입소해 있는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환자까지 포함하면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환자는 총 11만 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평생 한 번이라도 환청, 환시, 조정망상, 피해망상 등 조현병 증상을 경험한적이 있는 사람은 18%로 71만명으로 추정했다. 18세~64세 기준 평생유병률은 △2001년 1.1%, △2006년 0.5% △2011년 0.6% △2016년 0.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완 전남대 교수(정신과전문의)는 “정신질환도 신체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발견과 치료가 완치와 회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며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더불어 정신보건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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